전기 스탠드의 계절 가을부터 겨울이 끝나기까지는 전기 스탠드의 계절이다. 전구 자체에서 나오는 열 때문에 더울 때는 전기스탠드를 가급적 이용하지 않는다. 어제 저녁 5개의 전기 스탠드의 먼지를 닦아내고 가을맞이 준비를 해보았다. 책을 볼 때 사용하는 스탠드를 빼놓고 4개 모두가 따뜻한 불빛이다. .. 내 마음 한자락 2019.08.25
이, 이 기쁨! 오늘도 운이 좋았다. 티비를 켜니 Arte TV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하고 있지않은가. 내용이야 훤히 알고 있고, 수 없이 음반으로 들었고, 작년엔 거금 주고 세종문화회관 공연도 봤었다. 오늘 방영된 것은 대학 오페라 페스티발에서 공연한 것이었다.(서울대학교) 출연진들.. 내 마음 한자락 2019.08.03
클라우디오 아바도 때문에 한동안 클래식 음악을 듣지 않았다. 들어도 소품 위주로 간단히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클래시카 티비를 보다가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게 되었다. 틈나는 대로 티비를 보기에 나는 그때그때 방송에서 해주는 곡들을 들었다. 처음부터 들은 경우는 드물고 .. 내 마음 한자락 2019.07.18
그 많은 바람들은 다 어디로 갔나 사는 일이 다 바람과도 같다는 것은 진즉부터 알고 있었다. 바람을 잡는 일이거나 바람처럼 흔적없이 사라지는 일이거나 그랬다. 그래도 바람이 불면 나부끼며 춤을 추었다. 바람이라는 이름의 바람과도, 숲을 애무하고 깨우던 그 바람과도. 바람이 갈라지는 목이 어딘지 너는 아느냐, 샛.. 내 마음 한자락 2019.06.23
왜 수필인가? 수기와 수필은 같은 듯 차이를 안고 있는 글이다. 둘다 자기 고백성, 논픽션의 특징을 갖고 있지만 수필은 문학적 형상화가 있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글이요, 수기는 기록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글이다. 어찌됐든 문학 평론가 김종완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문학으로 자기 구원하.. 내 마음 한자락 2019.06.10
초록에 대하여 초록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물은 풀과 나무다. 나는 내 몸에 초록을 입히려고 초록 스웨터를 샀으나 한 번 걸쳐봤을 뿐 입지 못했다. 내 얼굴엔 초록이 어울리지 않았다. 기왕이면 풀과 나무처럼 초록이 어울렸으면 했는데 내가 입으면 나는 사라지고 초록만 남았다. 그러나 풀과 나무가 .. 내 마음 한자락 2019.06.07
나는 네가 아니지만/민 혜 나는 네가 아니지만 너를 빌리고 싶을 때는 있다. 너는 삶의 윤리 의무로 부터 날개 달고 비상하길 꿈꾸고 나는 땅에 발을 딪고 삶의 의무나 질서 안에서 운행한다. 너를 만나는 날은 아주 잠시 내 겨드랑에도 날개가 돋는다. 내 몸이 15초 정도 공중부양을 한다. 참새 깃털만한 날개를 퍼.. 내 마음 한자락 2019.02.28
딜레마 겨우내 운동부족으로 지냈다. 햇살엔 나날이 봄기운이 녹아들고 있는데, '삼한사미'로 '방콕'신세를 이어나가게 했던 겨울의 연장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햇살이 부드러워 밖으로 나가 걸어볼까 했더니 또다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렸다. 아는 게 병이라고, 예전에 봄마다 불어대던 .. 내 마음 한자락 2019.02.27
네가 행한대로 겪게 되기를 보름여를 시름시름 앓았다. 처음엔 왼쪽 눈의 실핏줄이 터지는 것으로 시작되더니, 그 눈에 헤르페스가 생겨 눈꼬리가 찢어질듯 쓰리고 따갑더니(안과엘 다녔음) 다시 몸살이 전신으로 번져 전신의 아픔과 무력증으로 장악하더니(집에 있는 약으로 다스렸음) 드디어 위까지 탈이 생겨 그.. 내 마음 한자락 2018.02.23
구름처럼 10월 초였나, 아침 산책 길에 중랑천 벤치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 본 적이 있었다. 하늘 향해 수많은 팔들을 벌린 나무가지처럼 나도 하늘을 향해 하늘을 안을 듯 두 팔을 벌려보기도 했다. 하늘 빛깔은 청명했고 코발트 블루 사이로 듬성듬성 뭉게뭉게한 구름들이 무늬를 그려넣고 있었다... 내 마음 한자락 2017.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