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의 골방 64

아빌라의 데레사

테레사(1515-1582)는 ‘영혼의 성’에서 인간 내면의 신비스런 세계를 한 채의 성(城)에 비유해 설명한다. 그 성안에는 7개의 방(궁방)이 있고, 각 궁방으로 옮겨감에 따라 영혼의 상태가 변화되고 진보한다고 한다. ‘궁방’(안식처, Morada)이 라는 것은 하나님과인간이 주인공이 되어 만드는 생생한 관계를 말하는 것으로써, 물리적인 장소가 아니다. 예수님의 형상을 온전히 닮기까지의 점진적인 과정(단계)들을 일걷는다. 제1궁방 첫 궁방에 들어가는 관문은 무엇보다도 ‘기도와 성찰’이다. 이 단계의 영혼은 은총 상태에 있기는 하지만 아직 세속적인 것에 크게 집착하기 때문에 기도 중에도 갖가지 상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나님에게 이르기 위한 고요를 확보하지 못하기에 묵상기도를 하기 어렵다. 이런 자들은..

민혜의 골방 2020.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