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이 다 바람과도 같다는 것은 진즉부터 알고 있었다.
바람을 잡는 일이거나 바람처럼 흔적없이 사라지는 일이거나 그랬다.
그래도 바람이 불면 나부끼며 춤을 추었다.
바람이라는 이름의 바람과도,
숲을 애무하고 깨우던 그 바람과도.
바람이 갈라지는 목이 어딘지 너는 아느냐,
샛바람이 땅 위에서 어느 쪽으로 흩어지는지 너는 아느냐,
소나기가 타고 올 길을 누가 텄는지 너는 아느냐,
먹구름이 천둥치며 쏟아져 내릴 곳을 누가 팠는지 너는 아느냐,고 물으셨던 야훼 하느님,
바람을 잡으려고 흔들리는 제 마음의 바람을 잠재워 주소서.
제 바람을 당신께 맡기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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