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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잊고 지냈다

블로그를 찾은 게 얼마만인가. 나 혼자 드나드는 까페는 거의 매일 들르면서 블로그는 찾질 않았다. 오늘 글을 쓰다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한 연대를 알기 위해 들어왔더니 쥔장 없는 집에 다녀간 이름 모를 객들의 흔적이 적혀 있었다. 금년에도 나는 글을 쓰며 얻어낸 소득이 있었다. 월간 S사의 문학상을 받은 것, 그리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공모하는 발표지원 공모에 수필 세편 낸 것이 선정돼 200만원을 받게 된 것 등. 블로그에 곰팡이 필까 봐 앞으론 가끔씩이라도 다녀가야겠다.

황혼이란

황혼이란 곰삭은 나이다. 뜸들어 완숙해진 나이다. 자식으로부터도 어느 정도 해방되니(자식 AS는 평생이라지만) 자신의 시간이 많아지는 나이다. 나는 나이듦을 서글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나이듦을 즐기며 글을 써 나가다 보니 문운도 풍성히 뒤따른다. 나에게 올해는 특별한 대운의 해였다. 두 차례의 가톨릭 신앙수기 당선, 수필집 출간, 디멘시아 문학상 공모 소설 대상 수상(레테의 사람들), 문화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문학나눔 우수도서에 이 선정. 공모수상에서 오는 상금도 많이 받았고, 머잖아 어머니의 불 선정으로 인한 인세도 들어올 것이다. 최근 또 다른 장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내년엔 소설을 완성해 볼 계획인데, 제법 오래 살다 보니 그간 삶에서 보고 느낀 게 다 작품의 자료..

<어머니의 불>, 일냈다

금년은 내게 대운이 드는 해인가. 가톨릭 신앙수기 공모전 2회 수상, 작년에 이은 수필집 출간, 디멘시아 문학상 소설공모 대상수상.... 어제는, 올 여름에 출간한 이 한국문화예술위원에서 하는 문학 나눔 우수도서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문턱이 높기에 무심히 지냈는데 어제 연락을 받았다. 감사, 감사! 금년 3월 하늘나라에 가신 호랑이 띠 도삼분 우리 엄마가 도우신 모양이다. 엄마 사진과 눈이 마주칠 때면, "엄마, 엄마, 도삼분, 호랑이 띠 울 엄마의 저력을 보여주세요." 하며 농담 섞인 대화를 나눴었는데... 엄마가 당신의 딸인 나를 통해, 생전에 글을 쓰고 싶어했던 자신의 소망을 푸신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맨발걷기

10분만에 피 맑아진 환자..해외 의사도 증언한 땅의 치유력" [맨발로걸어라] 이해준 입력 2021. 11. 28. 05:01 수정 2021. 11. 28. 06:49 댓글 573개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사람은 물론 모든 동물이 땅을 밟고 살아야 한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날 때부터 땅으로부터 생명의 기운을 충전 받아 살아가도록 설계돼 있다. 우리 조물주의 설계도이다. ㄴ경북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우산을 든 시민들이 맨발 걷기를 하고 있다. 뉴스1 ‘땅의 생명력’을 과학적인 관점에서 재발견하고 해석한 것은 이제 겨우 10여 년의 일천한 역사를 갖는다. 지난 2010년 미국의 전기기술자 클린트 오버와 심장의학자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 등이 공저한 『어싱: 땅과의 ..

살며 사랑하며 2021.11.28

후회하지 않아/에디뜨 피아프

Non, rien de rien 아니, 정말 아니야. Non, je ne regrette rien 아니, 난 정말 후회하지 않아. Ni le bien qu'on m'a fait 사람들이 내게 준것이 행복이든 Ni le mal 불행이든 Tout ça m'est bien égal 난 아무 상관없어. Non, rien de rien 아니, 정말 아니야. Non, je ne regrette rien 아니, 난 정말 후회하지 않아. C'est payé, balayé, oublié 모든 대가는 치뤄졌고, 지워졌고, 잊혀졌어. Je me fous du passé 난 지난 날을 후회하지 않아. Avec mes souvenirs 나의 추억들로 J'ai allumé le feu 불은 밝혀졌어. Mes chagrins, m..

레테 강의 사람들

와우~ 내가 또 일을 질렀다. 디멘시아문학상 공모 중편 소설 대상 당선! 워낙 빨리 급조한 거라 되리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지난 5~6월 두달 간 써내린 작품이다. 그것도 원고 정리하면서 동시에 쓴 글이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며 두 작품 사이를 오가야 했다. 당선 소식 받고, 어제 밀쳐두었던 원고를 열어보았다. 마감 입박해 보내놓곤 가을부터 퇴고해보려던 참이었기에 나도 내 소설을 잘 모르고 있었다. 떄문인지 남의 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읽었다. 틀린 글자, 빠트린 글자...여기저기 속전속결의 흔적이 보였다. 내 기준이긴 하지만 일단 재미있게 읽히기는 했다. 절반의 성공? 이 작품은 100% 픽션이나 95년도에 발표했던 단편 과 어딘가 맥이 닿아 있다는게 스스로 놀라웠다. 과 과 은 독립적인 작품이나 ..

얽힌 명주실 풀듯

닷새나 넘게 왼쪽 귀가 먹먹해 이비인후과엘 다녀왔다. 양쪽 귀를 진찰하고, 청력검사까지 했지만 별 이상이 없다. 그렇다면 원고 스트레스 때문일까. 아마도, 아마도.... 처음 귀가 먹먹했던 그 전날 나는 글이 안 풀려 몸부림이라도 칠 것 처럼 스트레스가 고조되었다. 뭐랄까 얽힌 명주실 타래를 푸는 듯한 기분이었다. 가느다란 명주실을 다뤄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잘 엉키고 얼마나 잘 안풀리는지. 여길 풀어 놓으면 저기가 엉키고 저길 풀어 놓으면 또 여기가 엉킨다. 올이 가는 명주실로 바느질을 하다가 몇 땀 꿰매지도 못하고 실이 꼬이고 엉켜 가위로 실을 자라거나 바느질 감을 내팽겨친 경험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대재앙 시계

대재앙 시계 70년 빨라졌다, 기온 3도 오르면 생길 끔찍한 일 정은혜 입력 2021. 08. 01. 05:01 수정 2021. 08. 01. 06:45 댓글 138개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알지RG] 인류 목표 2100년까지 1.5도↓ 상승 과학자들 "1.5도까지 9년 남아" "이미 시베리아 동토층서 메탄 누출도" ■ 「 ※ '알지RG'는 '알차고 지혜롭게 담아낸 진짜 국제뉴스(Real Global news)'라는 의미를 담은 중앙일보 국제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 지난해 9월 미국 서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의 연기로 캘리포니아 금문교 일대가 붉게 물들었다. 기록적인 폭염과 강한 바람 속에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등 3개 주를 비롯한 서부 전역에서 수십..

살며 사랑하며 2021.08.01

어머니의 불

53년 엄마의 일기 '어머니의 불'이 지금 인쇄중이다. 지난 해 2월부터 1년 여 작업한 이 원고를 탈고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코로나 덕이었다. 손녀가 생기고부터 내가 언제 지난 해와 같은 느긋한 시간을 가져본 적이 있었던가. 항공사 승무원인 며느리의 직업으로 내 집과 아들네를 오가느라 나는 아무 것도 계획할 수 없는 일상을 보내야 했다. 누구와의 약속도 원하는 날을 미리 정해 잡을 수 없었고 재충전을 위해 뭔가를 배우고 싶어도 불가능했다. 승무원 일이란 매달 근무 일정이 바뀌고 근무 일자를 미리 알 수도 없는 데다가 이따금 근무에 변동이 생기는 바람에 서울을 벗어나 마음 놓고 여행하기도 어려웠다. 비대면이 권장되었던 지난 1년간 집콕하며 53년간 쓰신 친정 엄마의 일기를 읽었다. 읽는 동안 나는 두 ..

아들이 고맙던 날

인간이란 간혹 큰 유혹에 처해 흔들리지만 소소한 유혹에도 흔들린다. 큰 유혹이 악과 결부되는 거라면 양심의 작용으로 물리칠 수도 있겠으나. 소소한 유혹은 자칫 방심하기가 쉽다. 가령 물건을 사고 거스름 돈을 받는 과정에서 얼마를 더 받았다거나 하는 경우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 상점이 평소 바가지를 씌운다거나 물건 값이 다른 곳에 비해 비쌌다고 여겨질 경우엔 그에 대한 응징이기라도 하듯 더 받은 돈을 당연하게 제 지갑 안에 넣는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엔 천원이나 백원짜리 동전 하나라도 덜 받았을 경우 곧장 주인에게 얘기해서 받아낸다. 그 가게가 다른 집에 비해 염가로 파는 상점이라 해도 그렇다. 살다보면 이런 일은 몇 번은 겪게 되는 일이다. 그런 후 조금 양심이 살아 있는 사람은 웬지 께름찍하여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