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 어쩌지? 엘리야, 어쩐다니? 어제 미사 시간에 줄곤 네 생각을 했지 뭐냐. 지난 일욜 밤, 한 침대에 같이 누워 잠을 청하기 전, 이 할미는 경주 세미나에 다녀오는 길이라 무지 피곤하여 그냥 자려는데, 네가 말했지. "할머니, 기도." 그래, 맞아. 너와 함께 마침 기도 해야하는 걸 나는 그만 거르려고 .. 나의 이야기 2014.11.13
철학하는 시간의 단상 수상록의 저자 몽테뉴는 고독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가 말한 고독의 정의는 '육체와 정신의 평정을 방해하는 정렬에서 도피하여 자기 기질에 가장 걸맞는 길을 선택하는 하는 것'이라 고 한다. 결국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에게 돌아가는 것을 배우는 것'이라는 말이다. 고독.. 나의 이야기 2014.07.11
유년의 끝 유년의 끝/ 민 혜 내 유년기란 노래와 함께 열렸다. 언제 적부터 그 노래들이 내 입에 붙어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노래들을 시도 때도 없이 달고 살았다. 가사를 끝까지 모르는 게 태반이어서 노래는 제 멋대로 경계를 넘고 이리저리 날았다. 양양 양갈보를 바라볼.. 나의 이야기 2014.05.17
울었다 하늘이 울고 있는 아침이다. 밖엔 가을비. 이 아침에 나도 울었다. 내 블로그에 들어와 '통계 관리'를 보니 내 지난 날의 글을을 일고나간 블로거의 흔적이 숫자로 나타나 있다. 누가 읽었는지 같은 글에 4~5회의 조회 흔적이 숫자로 찍혀 있다. 내 남편의 병상 기록들이었다. 기억 속에서 .. 나의 이야기 2012.11.06
죽은 사람과 놀기 메일함에 아직 지우지 않은 초우샘의 메일이 백여 통쯤 될 것이다. 아침에 옛 메일을 뒤지다가 초우샘의 메일을 보고 웃었다. 29세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격의 없이 주고 받았던 메일을 읽고 있노라니 웃음도 나고 눈물도 나왔다. 보내온 사연에 내가 이미 답장을 했겠지만, 지금이라면 .. 나의 이야기 2012.10.03
루비를 먹는 저녁 마지막 날 저녁이 어째 쓸쓸하다. 외롭다는 의미는 아니고 마땅히 할 일도, 마음 둘 곳도 없다는 말이다. 유쾌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싫은 기분도 아닌 경계가 모호한 기분. 오전엔 K와 가벼운 산책을 마치고 반주를 곁들여 안동찜닭을 점심으로 먹었다. 2시간 여 걷고 나니 어찌.. 나의 이야기 2011.12.31
책을 사는 일 책을 살 때엔 원칙 아닌 원칙이 있다. 남들이 권하거나 베스트 쎌러 목록에 든 것은 참고는 될 지언정 나에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매달 놀라울 정도로 책을 많이 구입하고 읽는 후배 P는 내게 종종 무슨무슨 책이 좋았으니 꼭 읽어보라는 말을 하곤 했지만 그녀의 추천으로 .. 나의 이야기 2011.12.23
J에게 J, 네가 몇 살이 되었던 너는 내게 영원한 소년이자 큐피드이다. 네 눈동자에 어려 있던 그 슬프도록 깊고 맑은 호수의 잔상을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다. 너는 대한민국 수재들이 모였다는 경기중학 학생이었고, 나는 갈래머리 이화여고 학생이었다.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 나의 이야기 2011.11.08
선(善)의 진보를 꿈꾸며 좀 별난 구석이 있긴 했어도, 어릴 적부터 선善을 향한 관심에서 벗어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선이 무엇인지 몰라도, 최소한 나보다 약한 이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은 하면서 살아왔다. 초등학교 시절, 우리 학교엔 인근 명동 성당 내의 성바오로수도원에서 경영하던 고아원.. 나의 이야기 2011.10.29
종교, 그 약과 독 종교란 약과 독을 동시에 품고 있다. 종교에 대해서라면 나도 적잖이 고뇌하며 살아온 인간이다. 특히 사춘기 시절에 그러했다. 나는 4살 때 엄마 손에 이끌려 명동 성당에서 유아 세례를 받았는데, 어릴 적 일이 건만 싫다고 발버둥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를 번쩍 안아 올려 차가운 성수로 이.. 나의 이야기 201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