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왜 수필인가?

tlsdkssk 2019. 6. 10. 05:07


수기와 수필은 같은 듯 차이를 안고 있는 글이다.

둘다 자기 고백성, 논픽션의 특징을 갖고 있지만 수필은 문학적 형상화가 있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글이요,

수기는 기록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글이다.

어찌됐든 문학 평론가 김종완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문학으로 자기 구원하기. 그것은 자기 고백에 있다. 고백성사로 죄닦음이 된다는 의식은 교회에서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 살면 살수록 인간이란 동물이 오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목숨을 걸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쳐야만 사는 동물이 인간이다. 비밀일수록 공표하고자 하는 충동을 강하게 느낀다. 이것은 나를 표현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게 인간이라는 증거다. ? 소통 없이는 살 수 없기에. 진전한 소통을 위해서는 맨 몸의 나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맨 몸의 나란 나의 정체성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그림자에서 찾을 수 없다. 어떤 누구도 내가 연출해 놓은 저의 그림자를 사랑해 주세요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중략) 맨살 드러내기. 그것이 수필쓰기 아닌가. 소통이 막힌 사회가 될수록 사람들은 지은 것(픽션)이 아닌 맨살의 사람내 나는 글을 찾아 나설 것이다. 그래서 미래의 지배적 장르는 수필일 수밖에 없다. 작가가 분장된 수필은 이미 수필로서의 존재가치를 잃은 글이다.


(에세이스트 창간호 작품편 중에서 - 발행인 김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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