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잡초 나도 그럴 때가 있지만, 요즘 내 주변엔 마음의 잡초때문에 에민하게 상처를 입는 사람들이 있다. 나이들어가며 사람은 더 성숙하고 너그러워 지는 게 아니라, 살아오며 받은 이런저런 마음의 상처들로 더 옹색하고 삐딱한 인격을 지니게도 된다. 오늘 아침에 읽은 <고도원의 아침편지&.. 내 마음 한자락 2012.03.08
트레이드 마크 한달 만에 찾아간 피부과 간호사가 내게 이런 말을 해왔다. "머리, 멋지세요. 참 잘 어울리시고 이뻐요. 아무나 어울리지는 않죠." 머리? 그건 헤어를 말하는 게 아니라 내 머리를 덮고 있는 두건을 말하는 것이었으리라. 어떤 이는 모자라 부르는 이도 있지만 그건 연출의 효과일 .. 내 마음 한자락 2012.02.14
날아다니는 꽃 나비는 날아다니는 꽃이다. '날아다니는 꽃'을 창문에 붙여 놓았다. 날아다니는 꽃들은 이제 더는 날지 못한다. 압화(壓花)인양 창유리에 붙어 있다. 새벽 창이 밝아 올 무렵 눈을 어슴프레 뜨면 나비들이 창문으로 화~악 몰려드는 것 같다. 그때마다 나는 나비가 날고 있다고 상상.. 내 마음 한자락 2012.02.12
눈길을 걸었다 어제 수락산을 오르는데 눈발이 흩날렸다. 눈에도 성질이 있어 어떤 건 질고 어떤 건 건조하며, 어떤 건 입자가 크고 어떤 건 입자가 고와 떡가루 같기도 하다. 어제 내린 눈은 솜털 같기도 하고 새의 깃털같기도 했다. 입 벌려 혀에 받으면 사르르 소리라도 들릴 것만 같았다. 수분.. 내 마음 한자락 2012.02.11
간장이 아까워서 언젠가 순천 여행을 갔을 때 대녀 O는 유명한 욕쟁이 할머니 식당이 있는데 거기 한번 가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니는 세상에 먹을 게 없어 하필 욕을 먹으러 가느냐고했다. 욕이 구수하다느니 재밌다느니 하는 이유로 재미 삼아 그런 식당을 찾는 손님도 있는 모양인데, 나는 전.. 내 마음 한자락 2012.02.07
아내가 필요해 내 아내가 계속 시름시름 하고 있다. 나를 가장 잘 알고, 내 식성을 가장 잘 맞추며, 나와 가장 잘 놀아주는 내 아내. 최근 호된 몸살을 앓고난 뒤 아내의 건강은 말이 아니어서 어제는 진종일 아내의 힘든 모습을 지켜봐야했다. 몸이 너무 힘드니 어제 아내는 자주 눈물을 보이는 .. 내 마음 한자락 2012.01.30
다시 뛰자 문우 Y는 거의 매일 글 한 편씩 이멜로 보내온다. 작년에 명퇴를 하고 나서는 뜸도 안들이고 미친듯 글만 쓰고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글을 써대지 않으면 무슨 변이라도 날 것처럼 써대고 써댄다. 한 때는 그의 글에 주눅이 들기도 하고 흠뻑 빠져든 적도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그.. 내 마음 한자락 2012.01.28
달팽이 달팽이와 함께 한지 벌써 9개월이나 되었다. 엘리가 유치원에서 받아온 두 마리의 달팽이가 이렇게 오래 살 줄은 미처 몰랐다. 내가 관심을 기울여 돌봐준 덕이긴 하지만 달팽이는 잘 자라 제법 큰 달팽이가 되었다. 달팽이는 야행성인지 낮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잠만 자는 듯 .. 내 마음 한자락 2012.01.19
나비와 놀고 싶다 나비는 동물이라기보다 식물성에 가깝다. 움직이는 꽃이다. 소리도 내지 않고 꽃잎처럼 나풀거리는 나비. 나비가 집안에 가득한 공상을 이따금 즐기곤 했다. 나비 표본을 볼 때마다 그 아름다움에 홀려들곤 했지만, 차마 손에 쥘 수는 없었다. 죽어 박제가 된 나비를 보는 것은 마.. 내 마음 한자락 2012.01.19
신들의 겨울 정원 겨울 태백산을 다녀왔다. 천제단으로 오르며 내가 중얼거린 말은, 여기가 바로 <신들의 겨울 정원>이구나! 더 이상의 아무 말도 필요 없었다. 그곳은 인간의 세상이 아닌 신들의 겨울 정원이었다. 하늘은 흐렸으나 밝은 잿빛이었고, 간간히 눈발도 나부꼈다. 주목 군락지의 나.. 내 마음 한자락 2012.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