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는 건 혼자라는 건 번거롭게 상 차리지 않고도 끼니를 잘 먹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국, 밥에 여러 반찬 차리지 않아도 빈 속에 사과 한 개 작살내고 커피 물을 올린 다음 튼실하고 두툼한 베이글 하나 우물우물 씹으며 냉장고 뒤져 호두와 아몬드 몇 개 꺼내 반찬 삼아 먹는 것이다. 소파에 앉아 두 다리 .. 내 마음 한자락 2011.10.09
스티브 잡스의 도(道) 한 위대한 천재가 지구별을 떠나갔다. 온 세계가 그의 죽음으로 떠들썩하다.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어렵다, 고 했던 그의 말은 인생 전반에 적용되는 것이어서 평범한 나의 소소한 일상에도 번번히 걸림돌이 되곤했다. 그럼에도 내가 점차 단순해지고 있는 것은, 그의 말처럼 죽음 앞에선 진짜 중요한 .. 내 마음 한자락 2011.10.07
행복한 그림 엘리의 그림을 보면 나는 행복해진다. 울다가도 픽 웃음이 터져나올 그림이다. 아이들의 그림은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 어른을 동심으로 이끌어 한참 그 안에 머물게 한다. 엘리가 유치원에 가기 전 나는 며늘이 해외에 나갈 때면 엘리에게 그림을 자주 그리게 했다. 사람, 꽃, 나비, 햇님, 달님, .. 내 마음 한자락 2011.10.06
늙지 말아요 가스불 위에 우엉을 올려 놓고 조리하고 있는데 문우 Y가 전화를 했다. 늦은 시각에 웬일이냐 했더니, 그러면 그렇지 술 한잔 걸친 음성. 날 더러 늙지 말라고 한다. 그럼 날더러 죽지도 말라는 말이냐고 응수하며 웃었다. 모두가 아니 늙으면 어쩔 것인데? 세상엔 낡은 인간들로 가득할 게 아닌가. 나보.. 내 마음 한자락 2011.10.05
쥐꼬리로 꼬리곰탕 끓이기 아침부터 거실 커튼 단다고 혼자 끙끙거렸다. 창에 부착되있던 블라인드를 떼어내고 커튼을 달기로 한 것이다. 가을이 되엇으니 미리 겨울준비를 한다고나할까. 겨울엔 바람 구멍만 잘 막아도 난방비를 줄일 수 있기에 블라인드 대신 두터운 커튼을 치기로 했다. 커튼은 두어 달 전 동대문 시장 자투.. 내 마음 한자락 2011.10.05
오늘 같은 날 공기가 어찌나 맑은지 간밤에 공기청소부가 말끔히 대청소를 하고 간 느낌이다. 비온 뒤의 날씨이기 떄문인가. 청명, 쾌청, 선선. 그 자체다. 오늘 같은 날 우울한 사람은 유죄. 아니면 불행한 자로다. 가을이라고 다 같은 가을인가, 축복처럼 쏟아지는 맑은 햇살을 보고 행복하지 않은 자는 다 유죄. 청.. 내 마음 한자락 2011.09.30
프랑스 여성처럼 빠리에서 오래 살다 온 친구의 말에 의하면 빠리젠느들은 일원화 된 옷차림을 매우 싫어한다고 한다. 즉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행을 따르는 여성은 극 소수이고 대다수는 자신만의 개성을 즐긴다고 한다. 우리네 여성처럼 명품에 목숨걸지도 않지만 그러나 자기만의 개성을 .. 내 마음 한자락 2011.09.26
또 남자 옷 등산 점퍼를 새로이 마련했다. 몇 년 등산을 했다고 옷도 관록이 붙어 낡은 티가 역력해 핑게김에 저질렀다. 등산복을 고를 때 유명브랜드는 일단 제외한다. 더더욱 신상품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신상품을 보고나면 다른 게 눈에 들어오질 않는데다가 고가의 신상품도 한두해만 지나면거품이 빠진다.. 내 마음 한자락 2011.09.20
관념, 그 위험한 친구 어제 제법 빡센 등산을 했다. 비실거리는 몸으로 도봉산 최고봉 자운봉 바로 근처까지 갔던 나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애초엔 조금만 걷다올 생각이었다.나는 요즘 줄곧 비실거렸으므로.... 광륜사 뒷길로 해서 내 도서실 바위에 앉아 책이나 보고 오겠다고 책을 두권 넣고 집을 나섰다. 광륜사쪽.. 내 마음 한자락 2011.09.19
고맙다, 病아 추석 며칠 전 부터 계속 시름시름 비틀비틀이다. 조금만 힘든 일을 해도 땀이 빨빨 흐르고 눕고만 싶어진다. 그래서 아들에게 "언제고 엄마가 죽으면..."하고 유언 비슷한 애기를 했더니 질색을 한다. 하지만 쥭음이 뭐 별스러운 것인가. 산다는 건 서서히 죽는다는 것, 삶이 낮이라면 죽음은 밤. 내가 .. 내 마음 한자락 2011.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