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완전한 이별 까페 뮤직뱅크에서 완전한 이별 김세형 이별 후, 아직 마음에 남아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아직 완전한 이별이 아니다 완전한 이별은 완전하다 남겨진 사람에게 남겨진 것이 없다 남겨진 자취가 없기에 그늘처럼 고요하다 고요하여 헤어짐의 기억조차 없다 굳이 남겨진 것이 있다면 빈자리의 고요일 .. 詩가 흐르는 상자 2009.07.02
[스크랩] 꽃을 사랑하는 법 꽃을 사랑하는 법 김 세형 꽃잎의 이슬은 꽃의 눈물이다 꽃이 새벽마다 남몰래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까닭은 꽃의 발이 땅에 붙들려 있기 때문이다 땅에 붙박여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을 뿐 그 누군가를 향해 단 한 발짝도 다가설 수 없는 슬픔, 그런 사랑은 절반의 사랑이고 영원한 짝사랑이기에 꽃은.. 詩가 흐르는 상자 2009.07.02
[스크랩] 홀로서기 / 서 정윤 홀로서기 -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인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 詩가 흐르는 상자 2009.07.02
[스크랩] 말의 힘 / 황인숙 말의 힘/ 황인숙 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느낌표들을 밟.. 詩가 흐르는 상자 2009.07.02
[스크랩] 오후 세 시 / 김상미 오후 세 시 / 김상미 오후 세 시의 정적을 견딜 수 없다 오후 세 시가 되면 모든 것 속에서 내가 소음이 된다 로브그리예의 소설을 읽고 있을 때처럼 의식이 아지랑이로 피어올라 주변을 어지럽힌다 낮 속의 밤 똑 똑 똑 정적이 정적을 유혹하고 권태 혹은 반쯤은 절망을 닮은 멜로디가 문을 두드린다 .. 詩가 흐르는 상자 2009.07.02
[스크랩] 꽃과 침묵/ 정채봉 꽃과 침묵/ 정채봉 제비꽃은 제비꽃으로 만족하되 민들레 꽃을 부러워 하지도, 닮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어디 손톱만한 냉이꽃이 함박꽃이 크다고 하여 기 죽어서 피어나지 않은 일이 있는가, 싸리꽃은 싸리꽃대로 모여서 피어 아름답고 산유화는 산유화대로 저만큼 떨어져 피어 있어 아름답다. 사람.. 詩가 흐르는 상자 2009.06.09
[스크랩] 비오는 날 / 천양희 비오는 날 천양희 잠실 롯데백화점 계단을 오르면서 문득 괴테를 생각한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생각한다 베르테르가 그토록 사랑한 롯데가 백화점이 되어 있다 그 백화점에서 바겐세일하는 실크옷 한벌을 샀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친구의 승용차 소나타lll를 타면서 문득 베토벤을 생.. 詩가 흐르는 상자 2009.05.17
벌새가 사는 법 벌새가 사는 법 / 천양희 벌새는 1초에 90번이나 제 몸을 쳐서 공중에 부동자세로 서고 파도는 하루에 70만번이나 제 몸을 쳐서 소리를 낸다 나는 하루에 몇번이나 내 몸을 쳐 시를 쓰나 시집 <너무 많은 입> 2005년 창비 [ 詩가 흐르는 상자 2009.04.14
[스크랩] (테마-사랑, 연재 1)허수경, 흰 꿈 한 꿈 흰 꿈 한 꿈 혼자 대낮 공원에 간다 술병을 감추고 마시며 기어코 말하려고 말하기 위해 가려고, 그냥 가는 바람아, 내가 가엾니? 삭신은 발을 뗄 때마다 만든다, 내가 남긴 발자국, 저건 옴팍한 속이었을까, 검은 무덤이었을까, 취중두통의 길이여 고장난 차는 불쌍해, 왜? 걷지를 못하잖아, 통과해내지.. 詩가 흐르는 상자 2009.03.20
[스크랩] 혼자 가는 먼 집-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 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당 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 고 합침 저 개망.. 詩가 흐르는 상자 2009.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