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꽃을 사랑하는 법

tlsdkssk 2009. 7. 2. 17:27

 

 

 

 

 

 

 

                        꽃을 사랑하는 법

                                 

 

                                        김 세형

    

                꽃잎의 이슬은 꽃의 눈물이다

     꽃이 새벽마다 남몰래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까닭은

          꽃의 발이 땅에 붙들려 있기 때문이다

     땅에 붙박여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을 뿐

     그 누군가를 향해 단 한 발짝도 다가설 수 없는 슬픔,

      그런 사랑은 절반의 사랑이고 영원한 짝사랑이기에

     꽃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꽃 대궁이 꺾여지길 바란다

     꺾여서 누군가에게 자신이 꽃다발로 바쳐지길 원한다

          그렇게 자신의 향기와 눈물까지 누군가에게 온전히 바쳐질 때         

     꽃은 비로소 행복하게 시들어 죽는다       

            '꽃가지를 함부로 꺾지 말라'는 것은

     꽃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꽃에 대한 저주다

         꽃은 자신이 꺾여질 때 자신의 사랑을 완성한다

            



출처 : 꽃을 사랑하는 법
글쓴이 : 가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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