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사랑하는 법
김 세형
꽃잎의 이슬은 꽃의 눈물이다
꽃이 새벽마다 남몰래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까닭은
꽃의 발이 땅에 붙들려 있기 때문이다
땅에 붙박여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을 뿐
그 누군가를 향해 단 한 발짝도 다가설 수 없는 슬픔,
그런 사랑은 절반의 사랑이고 영원한 짝사랑이기에
꽃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꽃 대궁이 꺾여지길 바란다
꺾여서 누군가에게 자신이 꽃다발로 바쳐지길 원한다
그렇게 자신의 향기와 눈물까지 누군가에게 온전히 바쳐질 때
꽃은 비로소 행복하게 시들어 죽는다
'꽃가지를 함부로 꺾지 말라'는 것은
꽃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꽃에 대한 저주다
꽃은 자신이 꺾여질 때 자신의 사랑을 완성한다
출처 : 꽃을 사랑하는 법
글쓴이 : 가을 원글보기
메모 :
'詩가 흐르는 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위험한 사랑 (0) | 2009.07.02 |
---|---|
[스크랩] 완전한 이별 (0) | 2009.07.02 |
[스크랩] 홀로서기 / 서 정윤 (0) | 2009.07.02 |
[스크랩] 말의 힘 / 황인숙 (0) | 2009.07.02 |
[스크랩] 오후 세 시 / 김상미 (0) | 2009.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