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존 버닝햄과 우리 둘 존 버닝햄. 난 그의 이름을 콩새를 통해 처음 알았다. 그리고 드뎌 오늘 그 전시장엘 다녀왔다. 배우를 보면 배우가 부럽고, 가수를 보면 가수가 부럽더니만, 오늘 그의 그림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나도 '존 버닝햄'이 되고 싶었다. 그 옛날, 내 아들이 제법 비싼 큰 외제 로버트를 갖고 뻐길 때, 아들 보.. 내 마음 한자락 2006.08.02
청랑자의 신혼 여행 밀월 중인 잠자리 한쌍을 보았다. 공중 높이, 몸을 맞추고, 날렵하고도 리드미칼한 동작으로 하늘을 날고 있었다. 아무의 눈도 거리낄 것 없이, 걸칠 옷도 필요없이, 이부자리도 필요없이, 비행기도 필요도 없이 하늘이 다 제 것인양 날고 있었다. 대낮 공중에서 펼치는 그 정사는 그들 날개처럼 투명하.. 내 마음 한자락 2006.08.01
대녀는 가고, 미루는 오고 순천 대녀가 상경하여 우리집에서 나흘을 묶고 갔다. 나는 그녀가 순천으로 내려 간 후 10년도 넘게 해마다 순천에 가서 며칠씩 내 집처럼 뭉개다 오곤 했다. 내가 한참 곤경에 처해있던 시절에 만난 대녀라 서로 숨기고 어쩌고 할 것도 없다. 어느 친척이 이와 같으랴. 대녀를 배웅하는데, 놀이터에서 .. 내 마음 한자락 2006.07.30
[스크랩] 즐거운 보속 '남편과 데이트 10번 하기' 이게 13년치 고해성사 후 신부님에 내게 주신 보속이었다. 오늘 남편과 그 세번째 데이트를 했다. 귀거리 끼고, 좋아하는 향수 뿌리고, 안 입던 치마 입고, 선그라스 착용하고, 온갖 촌티를 다 냈다. 행선지는 어린이 대공원이다. 울 집에서 멀지 않고, 옛날에 아들넘 데리고 가.. 내 마음 한자락 2006.07.24
뻔뻔한 오른 발 내 신체중 가장 불만스런운 데를 꼽으라면 단연 내 오른 발이다. 그 못 생긴 모습이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못 생겼으면 튼튼하기라도 해야지, 꼴에 늘 병까지 달고 산다. 발바닥이 아픈가 하면 뜬금없이 무좀이 생기기도 하고, 발톱이 시커멓게 죽기도 한다. 못생기기론 왼발도 마찬가지나, 그.. 내 마음 한자락 2006.07.23
하룻밤 인연 방금 <미루>를 보내주었다. 어제 밤 잠자리에 들면서 정이 깊어지면 곤란하니 '아침이 되면 마음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밤에 혼자가 되자 미루는 몇번 크게 울었다. 낮에는 진수성찬으로 배를 불리고, 우리 부부가 저를 이뻐해주니 좋아라고 지냈는데, 밤이 되자 집 생각이 나는 모양이었다. .. 내 마음 한자락 2006.07.20
[스크랩] 도둑고양이 미루 05, 5월 31일 도둑고양이 미루 민 혜 간밤에 고양이 새끼 하나가 품으로 들어 왔다. 흰 바탕에 검은 무늬가 듬성듬성한 것이 꼭 작은 젖소를 보는 듯 했다. 우리 동네엔 웬 독립고양이(도둑괭이)가 그리도 많담. 암고양이 배가 풍선만큼 불러왔나 하면 어느 새 바람이 빠져 기와지붕에서 새끼들과 노니는 .. 내 마음 한자락 2006.07.19
와우~ 냥이가 생겼다 요 고냥이가 갑자기 웬 것이냐? 내 평생 소원 중에 하나가 자유 고냥이(일명 도둑 고냥이)와 친해보는 거였다. 합정동에 살 무렵 2년간 자유 고냥이에게 정을 주었으나 녀석은 끝내 2m 이내의 접근을 허락지 않았다. 놈과 내 거리는 늘 2m. 한데 오늘 아침 냥이 한마리가 내 품으로 들어왔다. 음식 쓰레기.. 내 마음 한자락 2006.07.19
범람 전국이 홍수로 난리다. 물론 애나강도 난리다. 비야, 비야, 그만, 그만 오거라. <보통 때는 중랑천 제방에 각종 풀꽃들이 많았다> <밤새 내린 빗물에 천변 자전거 도로가 물에 잠겼다. 며칠전 내린 폭우에 제방이 무너지고 꽃들도 다 떠내려갔다.> <불과 일주일 전에 찍은 이 꽃들은 다 어디로 .. 내 마음 한자락 2006.07.16
산세베리아, 네가? 비바람이 부는 늦 저녁, 내 방 창가로 난데 없는 짙은 향기가 날아왔다. 베란다엔 화초가 제법 그득하지만 꽃을 피운 것은 없었다. 햇볕을 못 받아 빈혈기 서린 체리핑크로 몇 송이 꽃을 달고 있는 꽃기린 선인장과 며칠전부터 봉오리를 올리며 꽃을 터뜨리려는 산세비리아가 고작이었다. 이제껏 산세.. 내 마음 한자락 200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