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아텅, 화이텅, 사항해 애나 화아텅, 화이텅! 예산의 매께비 신부님이 보내온 메일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슬럼프에 빠진 것 같아 울적하다는 내 메일을 보시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것인데, 중풍 후유증으로 문자 감각을 잃은 신부님은 '화이팅'을 그렇게 표기하셨다. 그 대목을 읽는 순간 가슴이 아팠다. 늘 활기차고 .. 내 마음 한자락 2006.08.28
산행에 다녀와서 어제 모처럼 토요산행팀에 끼어 15키로 산행을 하고 왔다. 나는 남보다 땀을 많이 흘려 물을 많이 준비했다. 게다가 아침부터 비가 내려 우비에 우산까지 챙기다 보니 배낭이 여간 무거운 게 아니었다. 오랜만이라 그랬겠지만 시종 헉헉대며 걸었다. 본디 평지와 내리막은 자신 있었는데, 날이 덥고 습.. 내 마음 한자락 2006.08.27
검은 모자를 쓴 남자 어제 아침에 출근(알바)을 하는데, 서울역 건너편 연세 빌딩 근처 나무 아래 웬 검은 모자를 쓴 남자가 나무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모자만 검은 게 아니라 옷도 온통 검은색이었다. 나이는 40 후반쯤 되었을까. 체구는 다소 마르고 품위를 잃지 않고 있는 것이 결코 거리를 떠돌 사람같이 보이지는 않았.. 내 마음 한자락 2006.08.23
고추 팔자 알 수 없다. 우리집 베란다엔 고추 다섯 포기가 있다. 이미 고추 모종이 시장에서 사라진 후 장샘이 씨앗을 구해 새로 싹을 틔어보내신 놈들인데 친절하신 장샘은 이 놈들이 먹고 자랄 양식(퇴비)까지 함께 보내주셨다. 고추란 놈은 워낙 크게 자란다. 때문에 큰 화분에 한 놈씩 심어야 하건만, 기존의 화초 때문에 .. 내 마음 한자락 2006.08.17
[스크랩] 옛날엔 아버지가 있었다 친구집에 가서 3박4일 하고 왔다. 그 친구는 중 2때 만났으니 부모 형제를 제외한다면 남편보다도 더 오랜 세월을 함께한 사이다. 가족들이 모두 떠난 그녀의 널널한 아파트에서 둘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녀의 선친에 대한 원고를 정리해주고 왔다. 더위 속의 작업이었지만 친구와 함께한 그 사나흘의.. 내 마음 한자락 2006.08.16
내일은 집으로 '옛날엔 아버지가 있었다' 미리 정해본 책 제목중의 하나다. 오늘 친구와 책 제목을 궁리하며 킬킬거렸다. 흔히 오늘날을 일컬어 아버지가 부재한 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라면 매우 시의 적절한 제목이 아닐까 싶다. 좌우간 내일은 집으로 돌아간다. 이젠 내 글좀 써야지. 밀린 글을 써야.. 내 마음 한자락 2006.08.14
이 남자가 사는 법 복중에 3박4일 순천 여행을 마치고 왔다. 그야말로 뜨겁디 뜨거운 여행이었다. 대녀가 사는 순천엘 가면 늘 그 주변을 돌고 오게되는데, 언제나 그랬듯 어디를 가겠다고 작정하고 가는 건 아니다. 그저 그때 그때 순천 대녀가 이끄는대로 따라갈 뿐. 이번엔 곡성, 무안, 목포 등지를 돌고 왔는데, 무안의.. 내 마음 한자락 2006.08.10
쓸 수 있을까? 전부터 장기 기증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만약 천수를 다 하고 죽는다면 그때쯤 내 장기는 모두 고물이 되어 건질 게 하나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들어 미루어 왔다. 그러다 어제 특전 미사를 갔다가 결심했다. 쓰고 못 쓰고는 그 때 맡기고 기증 의사를 밝히는 게 좋겠다고. 각막 기증과 장기 기증에 사인.. 내 마음 한자락 2006.08.06
집으로 갚을래요. 순천 대녀가 또다시 서울에 올 일이 있어 우리집에서 묵었다. 내일 내려가는데, 우리 부부보고 함께 가잔다. 그러면서 하는 말, "대모님 집에서 신세졌으니, 나도 집으로 갚을래요." "난 돈이 더 좋으니 돈으로 갚지." 했더니 거듭 집으로 갚겠단다. 나는 다시, "그 집은 크고 우리 집은 작으니 손해볼 텐.. 내 마음 한자락 2006.08.05
청화각 마담 사방이 초록 기둥으로만 지어진 <청화각>이란 곳이 있어요. 그 곳엔 초록옷을 입지 않으면 절대 출입할 수가 없지요. 단 한명의 예외자가 있는데, 바로 이 청화각의 지배인이랍니다. 어느 날, 뜨게질을 아주 아주 잘 하는 거미 한 마리가 청화각으로 이사왔어요. 거미는 하루밤새 열심히 뜨개질을 .. 내 마음 한자락 200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