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청랑자의 신혼 여행

tlsdkssk 2006. 8. 1. 09:57

밀월 중인 잠자리 한쌍을 보았다.

공중 높이,

몸을 맞추고,

날렵하고도 리드미칼한 동작으로 하늘을 날고 있었다.

아무의 눈도  거리낄 것 없이,

걸칠 옷도 필요없이,

이부자리도 필요없이,

비행기도 필요도 없이

하늘이 다 제 것인양 날고 있었다. 

대낮 공중에서 펼치는 그 정사는

그들 날개처럼 투명하고 아름다워

음습하고 철떡거리는 인간의 그것보다 고등하게 여겨졌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나는 그들의 정사를 훔쳐보며

나도  저들처럼 해보았으면, 하는 실없는 공상을 펼쳐보았다. 

하늘하늘한 날갯 사이론 햇살이 지나갔겠지.

바람도 물빛도..... 노을도 비쳐들었겠지.

 

잠자리를 '청랑자'라고도 한다고 가르쳐준 내 이쁜 벗은

어느 날 함께 잠자리를 보다가,

그들의 사랑을 보다가 내게 말했다.

"우리도 저렇게 할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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