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하룻 사이에 달이 바뀌었다. 9월. 어제에 이어 날씨는 한 여름인듯 덥다. 서울의 새벽 기온이 26도였던 걸 보면 습도가 적어져 그렇지 간밤도 열대야를 방불케 했다. 9월은 8월의 후렴처럼 여름 더위를 되풀이 하면서도, 그러나 가을로 접어드는 절기다. 언젠가 '처서'가 지나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을 .. 내 마음 한자락 2005.09.01
산에서 길을 잃다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부천으로 등산을 갔다. 부천시 고강동에 가면, 나같은 왕초보 등산객에게 꼭 알맞은 산행 코스가 있다. 지난주엔 교우 A와 우중(雨中) 산행을 4시간 하고 왔는데, 그날로 자신감이 생겨 오늘은 남편과 함께 갔다. 남편은 지난주에 함께 갔던 교우보다도 더 굼뜬 바람에 도무지 산.. 내 마음 한자락 2005.08.31
[스크랩] 밥상 맡에서/ 민 혜 99년 10월27일 밥상 맡에서 정갈한 밥상을 방에 내려놓는 순간, 시어머님은 상을 번쩍 들고 말없이 부엌으로 나가셨다. 일껏 차려낸 밥상이다. 나는 까닭을 알 수 없었다. “어머니, 왜 그러시는데요?” 여쭈어도 묵묵부답. “어머니, 뭐가 잘못 됐나요?” 거듭 여쭤 봐도 어머니 표정엔 왠지 노기만 등등.. 내 마음 한자락 2005.08.30
이멜다 마르코스의 코메디 방금 교육방송에서 이멜다 마르코스에 대한 다큐멘타리를 보았다. 그녀는 3000켤레의 구두로 남은 여인으로 이미 유명세를 치렀지만, 그녀의 의상을 담당했던 디자이너에 의하면 그녀의 드레스는 배 안으로 하나 그득 될 거라고 한다. 다큐멘터리는 이멜다의 증언과 지인들의 증언으로 구성되어 있어,.. 내 마음 한자락 2005.08.29
파도 닿을 수 없는 줄 알면서도 나 달려가네 부숴질 줄 알면서도 나 달려가네 간단 없이 달려가도 당신께 닿지 못하네 당신도 내게 오지 못하네 그리하여 한없는 그리움으로만 남는 하얀 포말이여~~ 내 마음 한자락 2005.08.28
[스크랩] 도둑고양이 미루 05, 5월 31일 도둑고양이 미루 민 혜 간밤에 고양이 새끼 하나가 품으로 들어 왔다. 흰 바탕에 검은 무늬가 듬성듬성한 것이 꼭 작은 젖소를 보는 듯 했다. 우리 동네엔 웬 독립고양이(도둑괭이)가 그리도 많담. 암고양이 배가 풍선만큼 불러왔나 하면 어느 새 바람이 빠져 기와지붕에서 새끼들과 노니는 .. 내 마음 한자락 2005.08.26
[스크랩] 예외적 인간 05년 6월 8일 예외적 인간 즐겨 읽는 것 중에 <생활의 발견>이란 책이 있다. 책이란 거의가 일회적 만남으로 끝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같은 걸 두 번 읽는다는 건 좀처럼 힘든데도 이 책만은 무시로 펼치곤 한다. 소설처럼 연이어 지는 게 아니니 아무 페이지나 넘겨도 좋고, 이견이 있을 땐 임어당과.. 내 마음 한자락 2005.08.26
누군가 날 위하여 성가를 부르다 곧잘 눈물을 흘리곤 한다. 나를 울게하는 성가는 부지기수지만 전에는 '엠마우스'라는 성가를 부르며(요즘 성가집엔 없다) 이상하리만큼 평온하고도 감미로운 슬픔을 느끼곤 했다. '서산에 노을이 고우나, 누리는 어둠에 잠겼사오니, 우리와 함께, 주여 드시어, 이 밤을 쉬.. 내 마음 한자락 2005.08.25
여름이 가는 소리 그렇게나 불화살을 쏘아대더니 이제 가는 거니? 머물렀던 긴 자리 물로 씻으며 너, 흐느끼는구나 나는 가요, 나는 가요, 불러대는 소리있어 이른 새벽 창문 열고 너를 바라본다 너를 듣는다 한 여름, 그렇게도 힘들었건만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네 자취에 내 눈가에도 비가 내리는구나 너 뒤돌아가.. 내 마음 한자락 2005.08.25
아침 노을이 고우면 저녁 노을이 고우면 날이 맑고, 아침 노을이 고우면 비가 온다는 옛말이 있다. 저녁 산책을 나가려 하니 창문으로 빗방울이 떨어진다. 어째 아침 노을이 그지 없이 곱더라니, 엣말 하나 그른 것 없다. 오늘 아침엔, 동창에 비친 붉으레한 빛에 불이 났는 줄 알고 깜짝 놀라 일어났다. 요 며칠 잠이 잘 와,.. 내 마음 한자락 200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