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를 왜 없애? 아침 산책길에 보니, 우장산 숲 언저리가 휑댕하니 비어 있다. 시커멓게 들어난 흙의 속살이 을씨년스럽고, 군데군데 이발해놓은 풀더미는 내 머리를 박박 깎아 놓기라도 한 듯 나를 철렁하게 한다. 대체 누가 이런 몰지각한 짓을 했단 말인가. 숲의 야생초를 왜 없앤단 말인가. 숲에 나무만 있어 어쩌.. 내 마음 한자락 2005.08.24
아기 참새 새벽 산책길에, 길 중앙에 앉아 있는 아기 참새 한마리를 보았다. 참새란 사람에게 곁을 안 주기로 유명한 새인데,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록 녀석은 머리(대가리라고 하기엔 넘 앙증맞다)를 땅에 박은 채 꼼짝을 않는다. 그 모습은 마치 땅에 코를 박고 키스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잠시 졸고 있는 것처.. 내 마음 한자락 2005.08.23
벌레야, 미안하다 일전 J 회장님께 이멜을 보냈다. 내게 간간이 소식도 주시고, 선물도 보내주시곤 하던 정다운 동인이다. 말미에 '여름 동안 굼벵이처럼 살았노라'며 자조적인 얘기를 썼더니, '곧 매미가 되어 노래를 부르겠네' 하신다. 쿠키방 벗들에게도 내 게으름을 얘기하며 벌레 운운했더니, '나비 되어 날으겠네' .. 내 마음 한자락 2005.08.22
최악의 최선 이 제목을 클릭한 벗들은 <뮤직 박스>로 가보시기 바랍니다. 게중에 no5를 다시 찍어 <밤의 여왕>이란 모짜르트 오페라의 아리아를 들어 보시기를. 그러면 최악의 소푸라노가 부르는 최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최선의 최악' 인지, '최악의 최선'인지 모르겠지만, 그 공연이 카네기 홀 .. 내 마음 한자락 2005.08.21
잠 못 이루는 밤에 언젠가 부터, 밤에 잠잘 시간을 놓치면 나는 곧잘 잠을 설친다. 벌써 새벽 3시가 넘었다. 그 몇 시간 동안 숱하게 내게 뇌었다. 자야지, 왜 안자고 그래? 자래두 그러네. 야, 잠 좀 자라! ............... 잠 안자고 투정주리는 아이에게 대하듯, 나에게 말해봤지만 말짱 헛일이었다. 잠이 그리도 쏟아지던 시.. 내 마음 한자락 2005.08.20
살짝 미치면 '살짝 미치면 인생이 즐겁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접한 누군가의 플래닛 명함에 이렇게 쓰여 있다. 픽, 하고 웃음이 나왔지만 공감 가는 말 아닌가. 이 풍진 인생, 미칠 거리가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산담. 다행이도 난 조금은 미쳐서 산다. 내 마음 한자락 2005.08.19
옥수수 며칠 전 J가 핸뻔으로 내게 물었다. "어머니, 옥수수 좋아하세여?" "좋아하다 마다...." 그러자 J는 강원도에 근무하는 친구를 통해 옥수수 한 상자를 보내왔다. (에그, 이쁜 내 미래의 며늘, 고맙기도 하지) 방금 전 택배 상자를 개봉하는 순간, 첨엔 굵은 오이가 들어 있는 줄 알았다. 연두빛의 길죽길죽.. 내 마음 한자락 200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