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해바라기가 되고 싶었지 꽃밭에 우뚝 서 당신 향해 노란 꽃이파리 쟁반같이 펼치며 당신 따라 그렇게 고개 돌리며. 나는 땅바닥을 기는 난장이 아무리 목을 빼어도 해바라기는 될 수 없어 오늘도 그리움 색색으로 토해내며 햇살 한 줌 비쳐오면 당신 향해 꽃잎을 연다. 하얀 색은 나의 순.. 내 마음 한자락 2005.07.24
이열치열 요즘 날씨는 연일 30도를 웃돈다. 고온다습한 우리나라 여름은 말 그대로 찜통에 다름 없다. 누군들 이런 더위가 좋을까만, 난 체질적으로 더위에 무력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란 말은 참으로 명언. 하여, 매일마다 더위를 즐기는 연습을 한다. 덥다고 선풍기를 트는 일은 가급적 자제한다. 전기료.. 내 마음 한자락 2005.07.22
만원(10,000 원) 쑥스러운 얘기지만, 가난과 친숙한 내 옷장과 신발장엔 만원짜리 물건이 적지 않이 있다. 만원짜리 머풀러, 만원짜리 바지, 만원짜리 부라우스, 만원짜리 운동화, 만원짜리 샌들....... 지갑 속에 적어도 몇만원의 현금은 항시 넣고 다니다 보니, 오다가다 눈길을 끄는 값싼 물건이 있으면 일단 기웃거리.. 내 마음 한자락 2005.07.20
삼팔선 넘으면 안돼, 삼팔선은 말한다. 넘으면 어때? 그녀가 묻는다. 그러면 다쳐, 삼팔선은 말한다. 다치는지 두고 봐, 그녀가 말한다. 두고 봐, 죽을 거야, 삼팔선은 말한다. 어차피 한 번은 죽게 돼있지, 그녀가 말한다. 하긴 넌 두려운 게 없는 여자지, 삼팔선은 말한다. 그래, 난 맘 먹으면 두려운 게 없다구,.. 내 마음 한자락 2005.07.13
떨림 살다 보면 가슴에 잔잔한 물결이 일렁일 때가 있다. 고요하던 호수가 조약돌 하나로 물결치듯이, 감동이란 그리 큰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되레 작고 섬세한 것일수록 감동의 결도 비단처럼 곱다. 지난 주 토요일에 있었던, 전철 안에서의 일도 내 가슴에 결 고운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날, 서울역에.. 내 마음 한자락 2005.07.13
유전인자 초우 선생께서 내게 보내려고 장만해둔 채소를, 모 교회 장로 내외가 반짝 들어 갔다고 한다. 농협으로 상자를 구하러 간 사이 일어난 일이라는데, 그들이 검턱스러운 데가 있어 전에도 더덕을 뽑아가고, 이번에는 콩도 넝쿨째 걷어 갔단다. 피식 웃음이 나온다. 화재 난 집에 위문차 와서 그들이 무얼 .. 내 마음 한자락 2005.07.06
아미엘의 일기 눈에 돋보기를 걸친 이후론 책 한 권에 몰입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눈이 이내 실증을 내며 피로를 하소하는데 어찌 긴 독서를 할 수 있으랴. 이제 내 눈은 먼데 것만을 편히 보여주려 한다. 먼산, 먼 하늘, 먼 구름, 하늘의 별같은... 19C 후반 주네브 대학 철학 교수였던 앙리 프레데렉 아미엘이 기록한 &.. 내 마음 한자락 2005.07.05
경섭이 "경섭아, 노~올자!" 유년의 곳간을 열어제치면 새벽마다 경섭이를 불러대던 내 목소리가 귓전을 간지른다. 경섭이는 내 최초의 보이프랜드이자 소꿉놀이 때마다 남편을 자처했던 첫 남성(?)이다. 5살 무렵의 충무로 거리는 이제라도 손에 잡힐 듯 눈앞에 선하다. 메리아스 공장을 하던 인숙이네와 엄마.. 내 마음 한자락 2005.07.05
너는 너는, 커피를 좋아했어. 하루에 5잔은 족히 마셨지. 아침에 눈 뜨면 한잔, 밥 먹은 후 한잔. 밤에 자기 전에 반드시 한 잔, 자다 소변 보러 일어나도 다시 한잔. 너는, 설탕을 5스픈쯤 넣은 꿀커피를 좋아했어. 내가 커피를 타 줄 때 설탕 한 스푼만 덜 넣으면 너는 반드시 설탕 한스푼을 더 달라고 요구했.. 내 마음 한자락 2005.07.05
3인치의 세월 여름옷을 챙기다 보니 전에 입던 옷들이 죄다 작아져 있다. 줄자로 재어 보니, 가슴, 허리, 엉덩이가 30대 중반 때보다 무려 3인치나 늘어나 있다. 그나마 다행한 건, 이 세부위가 비교적 골고루 늘어나 있다는 사실. 그 덕에 균형이 크게 망가지진 않았지만 허릿살은 무려 3.5인치나 늘어났.. 내 마음 한자락 200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