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너는

tlsdkssk 2005. 7. 5. 06:30

너는,

커피를 좋아했어.

하루에 5잔은 족히 마셨지.

아침에 눈 뜨면 한잔, 

밥 먹은 후 한잔. 

밤에 자기 전에 반드시 한 잔,

자다 소변 보러 일어나도 다시 한잔.

 

너는,

설탕을 5스픈쯤 넣은 꿀커피를 좋아했어.

내가 커피를 타 줄 때 설탕 한 스푼만 덜 넣으면

너는 반드시 설탕 한스푼을 더 달라고 요구했어.

너는 네스까페 인스턴트 커피를 좋아했어. 

하지만 국산은 스위스에서 먹던 그 커피 맛과 

다르다고 했어.

 

너는,

참 이상해.

어떻게 커피를 마시고 금방 잠들지? 

나는 커피를 마시면 잠이 잘 오질 않아.

그래서 요즘은 오후엔 입에도 대지 않아.

그런데 너는 커피가 수면제인듯 잘 자는 거야.

인간은 이렇게 다른가봐.

 

너는,

이 아침에 뭘 하고 있니?

아, 말 안해도  난 알아.

너는,

지금 꿀커피 한잔을 하고 있을거야. 

그러면서 출근 준비를 서두를 테지.

지금도 분명 크림을 넣지 않은 시꺼먼 꿀커피를

마시고 있을 거야.

식전에 한잔, 식후에 또 한잔. 

 

나도 오늘은 진한 꿀커피 한잔을 마셔야 겠어. 

네가 남긴 어느 모습보다도 오늘은 네 커피가 생각나.

커피 물을 올려야 겠어.   

창밖을 바라보며, 먼 산을 바라보며

씁쓸하고도 달디단 꿀커피를 마시며

나에게 나를 보내야 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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