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들 많지 않은 청첩장을 보내고 나니, 여기저기서 인사를 해온다. "혜숙아, 니가 벌써..." "안나씨, 청첩장 잘 받았어요." "민혜씨, 아들 결혼식날 꼭 갈게요." "애나 형님, 축하해요." 나란 존재는, 혜숙으로 만나지는 사람들과, 안나로 만나지는 사람들과, 민혜로 만나지는 사람들과, 애나로 만나지는 사람들.. 내 마음 한자락 2005.10.26
11월 33일(모연 샘님께) 춘천에 11월 33일에 가기로 했어요. 그녀와 제 시간이 서로 맞지않아, 그리 되었답니다. 저는 꼭 11월에 가고 싶었기에, 12월 3일을 11월 33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샘님도 11월 33일을 기억해주세요. 내 마음 한자락 2005.10.25
거리의 음악가들 일터에 가기 위해 화곡역 근방을 지날 때였다. 시간이 늦어 총총 걸음으로 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아일랜드 민요 <아, 목동아>가 들려왔다. 소리에 끌리어 노선을 바꿔 역사 계단을 밟고 내려갔다. 놀랍게도 대합실엔 30여명의 여성들이 고운 화음으로 합창을 하고 있지 않은가. 연령은 4,50대로 보.. 내 마음 한자락 2005.10.25
넘치는 친절, 불편한 마음 내 컴이 바이러스를 먹어 에이에스를 신청했다. 한데 상담원의 과잉 친절이 나를 되레 불편하게 한다. 말 꼬리는 왜 그리 길게 빼고, 콧소리는 왜 그렇게 내는가. 여자고 남자고 한결 같다. 바쁜 이 아침에 저랑 나랑 지금 무드 대화하자는 건지? 그 때문에 전화 시간이 쓸데 없이 길어졌다. 그저 간결하.. 내 마음 한자락 2005.10.24
세가지 물리치료 정중신경포착증후군을 치료 받기 위해, 물리치료실로 들어갔다. 베드에 누우니 찜질방에 온듯 등판이 따끈따끈하다. 물리치료사는 내 양손을 가지런히 모은 뒤, 겹겹의 타올을 들고와서 온찜질을 해준다. 등판이 후끈거리고, 양손이 뜨거울 정도록 후끈거렸다. 온몸이 나른한게 잠이 올것 같았다. 아.. 내 마음 한자락 2005.10.23
나의 '정중신경포착증후군' 정중신경포착증후군. 어렵기도 하지, 무슨 이름이 그리도 복잡하고 난해하담? 내가 갸우뚱하자, 영어로 적어준다. Carpal tunnel Syndrom.. 터널이 뭐가 어쩌고 어쩐다구? 꼬부랑 말은 더더욱 난해할 밖에. 일주가 넘도록 양 손목이 아프길레 드녀 어제 병원엘 갔더니, 엑스레이 찍고나서 의사가 내린 진단이 .. 내 마음 한자락 2005.10.23
가을비, 쓸쓸한 마음 일터에 가려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는데, 가로수(이름이 뭐더라? 낙우송?) 우듬지 잎새가 숭숭 빠져 있어 흡사 탈모된 머리를 보는 것 같았다. 머리칼이 한웅큼씩 빠지는 것처럼 가로수 잎새도 비에 젖어 뭉턱 뭉턱 떨어져내렸다. 나무도 아아, 하고 한숨을 내쉬며 서러웠을 것만 같았다. 실은 내 기분.. 내 마음 한자락 2005.10.21
문학의 즐거움 미영에게 또다시 동화 추천을 부탁했다. 일터의 서가엔 동화가 제법 꽂혀 있는데, 미영인 책들을 쓰윽 둘러보더니 <달님은 알지요>란 책을 권한다. 어제부터 읽기 시작하여 절반쯤 읽었나보다. 그림 그리듯 아름다운 묘사와 순수 우리말을 부려 쓴 문장의 힘에 취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예를 .. 내 마음 한자락 2005.10.20
새 친구 멀리 춘천에 사는 한 여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거의 한시간 가까이 통화를 한 것 같다. 호반의 도시 춘천으로 한 번 오라는 초대도 받았다. 그녀는 이번 가을에 수필로 등단했으니, 같은 길을 걷는 동반자가 된 셈이다. 등단작을 보니 글 솜씨가 여간 야문 게 아니어서, 그녀의 초대에 기꺼이 응.. 내 마음 한자락 2005.10.19
아무리 야한 생각을 해도 지난 일욜, 모처럼 전화를 걸어 온 H가 이런 말을 한다. "언니, 난 요즘 식욕도 성욕도 없어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아무리 야한 생각을 해도 도무지 성욕이 안 생기는 거야." 그녀는 평소, 해소할 대상이 없는 자신의 왕성한 성욕을 거침없이 말하곤 했었다. 나는 킬킬 웃었지만, 그녀가 매우 귀엽게 .. 내 마음 한자락 2005.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