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욜,
모처럼 전화를 걸어 온 H가 이런 말을 한다.
"언니, 난 요즘 식욕도 성욕도 없어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아무리 야한 생각을 해도
도무지 성욕이 안 생기는 거야."
그녀는 평소, 해소할 대상이 없는 자신의 왕성한 성욕을
거침없이 말하곤 했었다.
나는 킬킬 웃었지만, 그녀가 매우 귀엽게 느껴졌다.
그런 말까지 서슴없이 해주는 그녀가 한편 고맙기도 했다.
적어도 내가 '꼰대성 기질'을 가진 인간이 아니라는 걸
그녀가 증명한 셈이니까.
나는 그녀의 재잘거림을 들으며 대답했다.
"그럼 특정 소수를 대상으로 야한 생각을 해보지."
음식마다 그 맛과 향이 다르듯, 친구나 지인들도
저마다 달라, 어느 날은 이런 친구가,
또 어느 날은 저런 친구가 댕긴다.
그날 나는 H가 멀리 있는 게 그처럼 아쉬울 수 없었다.
<쵸코 파이>에 미니 촛불 켜 놓고,
장미 한 송이 컵에 꽂고,
소주 몇 병 까놓고,
안주 좀 늘어 놓고,
과일 좀 깍아놓으면
훌륭한 파티가 될 터인데...
그 자리에 올 손님은 아무나 안 된다.
꼰대나 요조숙녀틱한 여자는 돈을 들고 와도 사절이다.
K, H, J, 이 세 여자는 무조건 부를 것이고,
나머지는 생각 좀 해봐야겠다.
대녀 낭키는 본인이 원한다면 통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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