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대녀가 또다시 서울에 올 일이 있어 우리집에서 묵었다.
내일 내려가는데, 우리 부부보고 함께 가잔다.
그러면서 하는 말,
"대모님 집에서 신세졌으니, 나도 집으로 갚을래요."
"난 돈이 더 좋으니 돈으로 갚지."
했더니 거듭 집으로 갚겠단다.
나는 다시,
"그 집은 크고 우리 집은 작으니 손해볼 텐데..."
하며 웃었다.
그녀와 나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으나,
오랜 세월 형제 못지 않게 지내온 소중한 인연이다.
그녀와 나는 서울에서 만났지만,
남편을 따라 낙향한 이후 해마다 두어 차례
순천을 내 집처럼 드나들며
전라도의 정서를 흠뻑 맛보곤 했다.
정겨운 지인끼리 멀리 떨어져 있는 건
이런 점에서 좋은 것 같다.
이번엔 또 어떤 곳을 가보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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