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법을 만들자고?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가 영화로 만들어지더니 이슈와 흥행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모양이다. 소설의 위대성을 새삼 실감하며 본격 문학을 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비롯한 수필문학에 대해 안타까움도 솟구친다. 나는 아마 <도가니>란 영화를 보지 못할 것 같다. 그런 어둡고 침울한 영화.. 나의 이야기 2011.10.01
가을 햇살을 즐기며 봄도 그러하나 요즘 가을은 노루꼬리만큼이나 짧다. 가을이 되어도 아직 여름날 된 더위의 잔열이 남아 있는 얼치기 나날이 지속되다가 구렁이 담 넘듯 어물쩡 겨울로 넘어가는 게 요즘 우리나라 가을 아닌가. 봄날이 가도 서글프나 가을이 가는 건 더 서럽다. 봄날이야 가버린다 해도 생명은 이어지.. 나의 이야기 2011.09.27
오페라 놀이 손녀 엘리랑 즐겨하는 것중에 오페라 놀이가 있다. 대화에 멜로디를 실어 노래로 하는 놀이인데 엘리는 이 놀이를 무척 좋아한다. 이 놀이를 시작한지도 벌써 반년이 넘은 것 같다. 즐거울 때 이 놀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엘리에게 야단을 쳐야할 때도 가끔은 이 놀이를 이용한다. 말로 직접 화를 내.. 나의 이야기 2011.09.23
한번도 보지 못한 당신 2 2부 외삼촌, 그 여선생의 성이 임 씨라지요? 엄마가 그러셨어요. 그 임 선생은 외삼촌 때문에 시골 학교로 자원한 거였다구요. 그녀의 본가는 개성에 있고 부친은 학교장이었으며 서울에 거주하던 입장이었으니 굳이 광덕까지 내려오지 않아도 되었을 터이 건만 사랑을 따라 외진 곳까지 온 거겠지요. .. 나의 이야기 2011.09.17
한번도 보지 못한 당신 1부. 큰 외삼촌, 저예요, 당신의 조카, 당신이 가장 사랑했던 막내 누이동생 삼분의 둘째 딸. 살아계셨다면 이미 구십 넘은 고령이시겠지만, 당신은 언제나 청년으로 제 가슴 속에 살아있어요. 며칠 전 저는 또 엄마에게 당신의 얘기를 물었어요. 그간 엄마에게 당신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일말의 .. 나의 이야기 2011.09.02
51대49 상허 이태준의 글에 '이성간 우정'이란 수필이 있다. 그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같은 아는 정도라면 남자를 만나는 것보다 여자를 만나는 것이 우리 남성은 늘 신선하다.'라고. 또한 남자에게 있어 여자처럼 최대, 그리고 최적의 상이물(相異物)은 없다고. 허나 이게 어디 남자에게만 해당될 말인.. 나의 이야기 2011.08.29
레오 신부님 먼젓번에 밝혔듯 레오 신부님에게 나는 평생에 가장 힘든 보속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분은 지적인 준수한 외모에 음성도 편안하고 사람을 끌려들게 하였으며 박사학위도 지닌 학구파 사제이기도 했다. 2년 여 그 신부님의 모습을 보아왔지만, 그 분이 한 번도 화를 내거나 낯을 찡그리는 모습을 뵐 수.. 나의 이야기 2011.08.19
어떤 고해성사 나는 가톨릭신자라 고해성사(고백성사)의 의무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고해성사란 인간의 죄로 하느님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흠이 생긴 걸 회복 시겨주는 화해의 성사라고도 한다. 고해성사는 나를 무거운 짐으로부터 해방시키기도 했지만때론 아무에게도 발설하기 싫어 오직 신과 나만의 문제로 .. 나의 이야기 2011.08.13
A씨의 전화 일전 A씨에게 전화가 왔다. 언제 한번 경복궁에서 만나자고 한다. 몇 년씩 소식을 전하지 않다가 나타나는 지인은 몇 곱절로 반가운 것 같다. 그녀로 말하면 나와 같은 모지(母紙)로 등단한 동인도 아니면서 내 글을 읽고 나를 만나보고 싶다며 전화를 해준 수필가 아닌가. 그녀의 글이 시원찮았다면 설.. 나의 이야기 2011.08.11
한 세상 산다는 것 결국은 모든 것이 뜬 구름이지, 덧없는 거지, 쓰레기지 싶다가도 "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건데?"하고 나에게 따질 때가 있다. 이런 이들을 위한 이외수의 시가 있다. 한 평생 산다는 것 이 외수 한 세상 산다는 것도 물에 비친 뜬 구름과 같다 가슴이 있는 자 부디 그 가슴에 빗장을 채우지 말라 살아 있을.. 나의 이야기 2011.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