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목련 - 류 시화 ♥목련 - 류 시화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4.24
[스크랩] 어디 우산 놓고 오듯 - 정현종 어디 우산 놓고 오듯 - 정현종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자유인 것을 *그림 / Ray Hender ♪주해리첼로연주 julian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4.24
[스크랩]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쉽게 씌어진 詩- 윤동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6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어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4.24
[스크랩] 사람의 됨됨이 - 박경리 사람의 됨됨이 - 박경리 가난하다고 다 인색한 것은 아니다 부자라고 모두가 후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사람의 됨됨이에 따라 다르다 후함으로 하여 삶이 풍성해지고 인색함으로 하여 삶이 궁색해 보이기도 하는데 생명들은 어쨌거나 서로 나누며 소통하게 돼있다 그렇게 아니하는 존재..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4.22
[스크랩] 4월의 꽃 -- 신달자 4월의 꽃 - 신달자 홀로 피는 꽃은 그저 꽃이지만 와르르 몰려 숨 넘어가듯 엉겨 피어 쌓는 저 사건 뭉치들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 벚꽃 철쭉들 저 집합의 무리는 그저 꽃이 아니다 우루루 몰려 몰려 뜻 맞추어 무슨 결의라도 하듯이 그래 좋다 한마음으로 왁자히 필 때까지 피어보는 서럽..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4.08
[스크랩] + 눈썹 달 / 신달자 + 화장 속이 비었나봐 화장이 진해지는 오늘이다 결국은 지워 버릴 속기(俗氣)이지만 마음이 비어서 흔들리는 가장 낮은 곳에 누운 바람이 붉은 연지로 꽃이 핀다 아이섀도의 파아란 물새로 날아 오른다 안으로 안으로 삭이고만 살던 여자의 분냄새 여자의 살냄새 대문 밖을 철철 흘러나..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4.08
[스크랩] 파블로 네루다의 시집 「마추 삐추의 山頂」 글 허형만 시인·목포대 국문과 교수 (kll@dorim.mokpo.ac.kr) 식물이 죽으면 다시 땅에 묻힌다, 인간의 발도 흙으로 되돌아간다, 오직 날개만 죽음을 피해 달아난다. 세상은 유리알 공간, 사람은 날지 않으면 길을 잃는다: 투명한 것, 자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믿으며 산다 한 ..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3.12
[스크랩]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이어령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이어령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이어령 하나님 당신의 제단에 꽃 한 송이 바친 적이 없으니 절 기억하지 못하실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 모든 사람이 잠든 깊은 밤에는 당신의 낮은 숨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너무 적절할 때 아주 가끔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3.09
[스크랩] 눈물과 미소 - 칼릴 지브란 눈물과 미소 - 칼릴 지브란 내 가슴의 슬픔을 저 많은 사람들의 기쁨과 바꾸지 않으리라. 그리고 내 몸의 구석구석에서 흐르는 슬픔이 웃음으로 바뀌는 것이라면 나는 그런 눈물 또한 흘리지 않으리라. 나는 나의 인생이 눈물과 미소를 갖기를 바라네. 눈물은 내 가슴을 씻어주고 인생의 ..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2.23
[스크랩] 얼굴 / 박인환 그림:조르쥬 루오(Georges Rouault) 얼굴 / 박인환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를 꽂고 산들 무얼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얼하나 사랑하기 전부터 기다림을 배운 습성으..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