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윤동주의 서시 / 정호승 윤동주의 서시 / 정호승 너의 어깨에 기대고 싶을 때 너의 어깨에 기대어 마음놓고 울어보고 싶을 때 너와 약속한 장소에 내가 먼저 도착해 창가에 앉았을 때 그 창가에 문득 햇살이 눈부실 때 윤동주의 서시를 읽는다 뒤늦게 너의 편지에 번져 있는 눈물을 보았을 때 눈물의 죽음을 이해..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2.12
[스크랩] 불취불귀 (不醉不歸) /허수경 불취불귀 (不醉不歸) /허수경 어느 해 봄 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 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2.12
[스크랩] 어느노인의 고백 / 이해인 그림 / 김인수 화백 어느노인의 고백 이해인 수녀 하루 종일 창 밖을 내다보는 일이 나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누가 오지 않아도 창이 있어 고맙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벗이 됩니다. 내 지나온 날들을 빨래처럼 꼭짜서 햇살에 널어두고 봅니다. 바람 속에 펄럭이는 희노애락이 어느새 노..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2.12
외로움에 대하여 <외로움에 관한 시 모음> 이생진의 시 '외로울 때' 외 + 외로울 때 이 세상 모두 섬인 것을 천만이 모여 살아도 외로우면 섬인 것을 욕심에서 질투에서 시기에서 폭력에서 멀어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떠있는 섬 이럴 때 천만이 모여 살아도 천만이 모두 혼자인 것을 어찌 물에 뜬 솔밭..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1.28
가지 않은 길/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1.21
아버지의 등을 밀며/손택수 망치를 든 남자 윤온강 사람이 살아가면서 수행하는 많은 역할 중에는 자기에게 맞지 않는 것도 꽤 있을 것이요,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는 역인데도 하는 수 없이 맡아 하는 사람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직업도 그런 것 중의 하나가 아닐까? 나는 자기 직업에 정말 만족해하는 사람을 별..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1.21
생각이 달라졌다 생각이 달라졌다 천양희 웃음과 울음이 같은 音이란 걸 어둠과 빛이 다른 色이 아니란 걸 알고 난 뒤 내 音色이 달라졌다 빛이란 이따금 어둠을 지불해야 쐴 수 있다는 생각 웃음의 절정이 울음이란 걸 어둠의 맨 끝이 빛이란 걸 알고 난 뒤 내 독창이 달라졌다 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1.19
찬밥/ 문정희 찬밥 문정희 아픈 몸 일으켜 혼자 찬밥을 먹는다 찬밥 속에 서릿발이 목을 쑤신다 부엌에는 각종 전기 제품이 있어 1분만 단추를 눌러도 따끈한 밥이 되는 세상 찬밥을 먹기도 쉽지 않지만 오늘 혼자 찬밥을 먹는다 가족에겐 따스한 밥 지어 먹이고 찬밥을 먹던 사람 이 빠진 그릇에 찬밥 ..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1.18
고독의 맛/ 박경리 고독의 맛 박경리 근거 없는 소문에 시달릴 때 아무도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 구설수에 휘말려 설 자리가 없을 때 혼자서 감당하는 고독의 맛은 씁쓸하고 씁쓸하여 오히려 달콤하다 괜찮아 괜찮아 아직도 살아있기에 그런 말도 들을 수 있는 거야 내가 나를 위로하며 슬며시 안아주니 새 ..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1.18
여인숙 인간이란 존재는 여인숙과 같아서 아침마다 새로운 존재가 도착한다. 기쁨, 우울, 야비함, 그리고 어떤 찰나의 깨달음이 예기치 않은 손님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잘 대접하라. 설령 그들이 그대의 집 안을 가구 하나 남김없이 난폭하게 휩쓸어가 버리는 한 무리의 아픔일지라..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