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가을 - 김용택 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 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9.27
[스크랩] 강물은 백번 꺾기어도 강물은 백번 꺾기어도 우련祐練신경희 강물은 백번 꺾기어도 바다로 가고 하늘을 날던 새는 지치면 집으로 돌아오고 구름은 몸을 말았다가 다시 편다. 마음이 백번 꺽기어도 목적지를 잃지 않고 몸을 말았다 펴는 구름사이로 한줄기의 빛을 찾아 비어 있는 주머니 속에 햇살을 가득 채우..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9.19
[스크랩] 시를 읽는다 / 박완서 꽃창포/ 노숙자 화백 시를 읽는다 / 박완서 심심하고 심심해서 시를 읽는다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위로 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9.12
[스크랩] 함민복, <눈물은 왜 짠가> 전문 최애경, <꾸역꾸역> 89 ×101cm 한지에 채색, 1993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9.05
[스크랩] 옛날의 그 집 - 박경리 소나무가 있는풍경 옛날의 그 집 - 박경리 비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휑뎅그렁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쑥새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8.25
[스크랩] 주름 / 박노해 주름 / 박노해 많은 강을 건너고 많은 산을 건너보면 알지요 이유 없는 산등성이 하나 연유 없는 골짜기 하나 없지요 그냥 지나가는 시간은 없고 그냥 불어가는 바람은 없지요 얼굴은 얼의 골 내가 살아온 사연의 행로는 내 얼굴에 고스란히 새겨졌으니 주름 편다고 지워지지 않지요 주름..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8.11
[스크랩] 도라지 꽃...곽재구外 도라지꽃...곽재구 대청마루 위 할머니와 손녀 감자 세알이 화안하다 기둥에는 두해 전 세상 떠난 할아버지의 붓글씨가 누렇게 바래 붙어 있는데 山山水水無說盡이라 쓰인 문자의 뜻을 아는 이는 이 집에 없다 할머니가 감자 껍질을 벗겨 소금 두알을 붙인 뒤 손녀의 입에 넣어주는 모습..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7.26
[스크랩] 아침 / 윤동주 아침 / 윤동주 휙,휙,휙 쇠꼬리가 부드러운 채찍질로 어둠을 쫓아, 캄,캄, 어둠이 깊다깊다 밝으오. 이제 이 동리의 아침이 풀살 오른 소엉덩이처럼 푸르오. 이 동리 콩죽 먹은 사람들이 땀물을 뿌려 이 여름을 길렀소. 잎,잎,풀잎마다 땀방울이 맺혔소. 구김살 없는 이 아침을 심호흡하오, ..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7.25
[스크랩] 미완성에 대한 연가....김승희 미완성에 대한 연가-김승희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어야 하리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려는 저물 무렵 단애 위에 서서 이제 우리는 연옥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꿈꾸어서는 안 된다고 서로에게 깊이 말하고 있었네 하나의 손과 손이 어둠 속을 헤매어 서..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7.25
[스크랩] 전 화 / 마종기, 끊긴 전화....도종환 전 화 /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맑은 전화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에서 돌아와 문을 열 때, 내가 이 구석에서 .. 詩가 흐르는 상자 201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