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괜찮아 시간도 그곳에선 길을 잃어 / 황경신 달빛사랑 / 이수동 화백 괜찮아 시간도 그곳에선 길을 잃어 / 황경신 걸음을 멈추고 잠깐 뒤를 돌아본다. 숨가쁘게 달려오던 삶이 깜짝 놀란 얼굴을 하고 무슨 일이냐고 내게 묻는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 다시 돌아선다. 내 앞에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삶.. 詩가 흐르는 상자 2017.04.07
[스크랩] 저녁별처럼 - 문정희 저녁별처럼 - 문정희 기도는 하늘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 저기 홀로 서서 제자리 지키는 나무들처럼 기도는 땅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 저기 흙 속에 입술 내밀고 일어서는 초록들처럼 땅에다 이마를 겸허히 묻고 숨을 죽인 바위들처럼 기도는 간절한 발걸음으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깊고 .. 詩가 흐르는 상자 2017.04.04
[스크랩] 3월 /에밀리 디킨슨 3월 /에밀리 디킨슨 3월이네요, 어서 들어오세요! 오셔서 얼마나 기쁜지요 일전에 한참 찾았거든요 모자는 내려놓으시지요 아마 걸어 오셨나보군요 그렇게 숨이 차신 걸 보니 그래서 3월, 잘 지내셨나요? 다른 분들은요? 자연은 잘 두고 오셨나요? 아, 3월 바로 저랑 이층으로 가요 말씀드.. 詩가 흐르는 상자 2017.03.09
[스크랩] 냄비에 대한 반론 냄비에 대한 반론 시인 조영란 사랑이 아니어서 외롭고 사랑이어서 외로우므로 우리는 식을 수밖에 없다 끓어오르다 서둘러 저무는 본성 탓이 아니다 요람이자 무덤인 한 세계에서 한통속이 된다는 건 은밀하고 충분히 즐거운 일 너는 끓고 나도 들썩였지만 우.. 詩가 흐르는 상자 2017.02.01
[스크랩] 박물지 外 / 윤택수 고른 숨결의 사랑 노래 &nbs.. 詩가 흐르는 상자 2017.01.29
[스크랩] 월야(月夜) / 김시습(金時習) 월야(月夜) / 김시습(金時習) 絡緯織床下(낙위직상하) 여치는 평상 아래에서 베짜듯 울고 月白淸夜永(월백청야영) 밝은 달빛, 맑은 밤은 길기도하여라 靈臺淡如水(영대담여수) 마음은 물 같이 담담하고 萬像森復靜(만상삼부정) 만물은 가득하고 고요하기만 하다 風動鳥搖夢(.. 詩가 흐르는 상자 2017.01.18
[스크랩] 때때로 인생은 / 헤르만 헤세 때때로 인생은 / 헤르만 헤세 때때로 강렬한 빛을 피우며 인생은 즐겁게 반짝거린다. 그리고 웃으며 묻지도 않는다.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멸망하는 사람들을. 그러나 나의 마음은 언제나 그들과 함께 있다. 괴로움을 숨기고, 울기 위하여 그리움이 저녁에 방으로 숨어드는 괴로움에 얽혀.. 詩가 흐르는 상자 2017.01.01
[스크랩] 고적한 날...김소월 고적한 날...김소월 당신님의 편지를 받은 그 날로 서러운 풍설이 돌았습니다 물에 던져 달라고 하신 그 뜻은 언제나 꿈꾸며 생각하라는 그 말씀인 줄 압니다 흘려쓰신 글씨나마 언문 글자로 눈물이라고 적어 보내셨지요 물에 던져 달라고 하신 그 뜻은 뜨거운 눈물 방울방울 흘리며 맘 .. 詩가 흐르는 상자 2016.12.29
[스크랩] 최근의 밤하늘 / 정현종 최근의 밤하늘 / 정현종 옛날엔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이 있었으나 지금은 빵 하나 나 하나 빵 둘 나 둘이 있을 뿐이다 정신도 육체도 죽을 쑤고 있고 우리들의 피는 위대한 미래를 위한 맹물이 되고 있다 최근의 밤하늘을 보라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말하지 않는 어떤 사람들의 고통.. 詩가 흐르는 상자 2016.12.29
[스크랩] 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큰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 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 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 詩가 흐르는 상자 2016.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