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큰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 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 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 속에 생활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사람만이 희망이다...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을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나는 순수한가...박노해
찬 새벽 고요한 묵상의 시간 나직히 내 마음 살피니
나의 분노는 순수한가 나의 열정은 은은한가 나의 슬픔은 깨끗한가 나의 기쁨은 떳떳한가 오 나의 강함은 참된 강함인가
우주의 고른 숨 소스라쳐 이슬 털며 나팔꽃 피어나는 소리 어둠의 껍질 깨고 동 터오는 소리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박노해
제 몸을 때려 울리는 종은 스스로 소리를 듣고자 귀를 만들지 않는다
평생 나무와 함께 살아 온 목수는 자기가 살기 위해 집을 짓지 않는다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서 기도하는 어머니는 자기 자신을 위한 기도를 드리지 않는다
우리들, 한번은 다 바치고 돌아와 새근새근 숨쉬는 상처를 품고 지금 시린 눈빛으로 말없이 앞을 뚫어 보지만 우리는 과거를 내세워 오늘을 살지 않는다
우리는 긴 호흡으로 흙과 뿌리를 보살피지만 스스로 꽃이 되고 과실이 되고자 하지 않는다 내일이면 모두가 웃으며 오실 길을 지금 우리 젖은 얼굴로 걸어 갈 뿐이다
오늘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 참 좋은 날이다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어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La Califfa / Sarah Bright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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