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종교, 그 약과 독

tlsdkssk 2011. 10. 6. 06:25

종교란 약과 독을 동시에 품고 있다.

종교에 대해서라면 나도 적잖이 고뇌하며 살아온 인간이다.

특히 사춘기 시절에 그러했다.

나는 4살 때 엄마 손에 이끌려 명동 성당에서 유아 세례를 받았는데,

어릴 적 일이 건만  싫다고 발버둥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를 번쩍 안아 올려  차가운 성수로 이마를 씻던 그 생소한 이물감에

나는 악을 쓰며 울어대었다.

하지만 그 이후의 나는 참으로 종교에 순종적인 아이로 자랐다.

문제가 된 건 중학생이 되고부터다. 우리 학교는 감리교계통의 미션 스쿨이라

매주 한 번 성경을 공부했고 그것은 정규과목에 포함되어 성적에도 반영되었다.

목사님은 종교를 차별하는 발언을 드러내고 하지는 않았지만 나의 종교인 카톨릭과

미묘하게 부딪치는 데가 있어나는 늘 번민하였다.

신은 과연 있는가로부터 시작하여, 이 수많은 종교 가운데 어는 것이

참된 종교인가 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였다. 각설하고,

이제는 모든 종교는 결국 똑 같은 것을 가르친다는 데 동의하며 , 그러나 어느 종교이든 불완전하다는 것에도

공감한다 왜냐면 모든 종교는 불완전한 사람에 의해 전해져 왔기 때문인 것이다.

이게 누구의 말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사람만의 고유한 생각은 아닐 것이니 차용을 해도 상관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약도 과하면 독이 되고, 독도 적절하게 사용하면 약이 된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심각한 종교의 독은 우리 종교 아니면 안 된다는,

우리 종교 아니고는 구원이 없다는 식의 구원론을 펼치는 종교라고 본다.

어찌 모든 종교가 똑같아야 하는가. 

문화가 다르고 풍습이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고 먹는 것도 다르고 입는 옷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사는 곳도 각기 다른 인간을 향해  어찌 똑 같은 규볌을 강요하는가.

모든 종교가 불완전한 사람에 의해 전해져 왔기에 불완전할수 밖에 없기는 하나

종교적 마인드를 바르게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그래도 신적인 것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침판을 보라. 나침판은 언제나 흔들리면서 남과 북을 가르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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