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함에 아직 지우지 않은 초우샘의 메일이 백여 통쯤 될 것이다.
아침에 옛 메일을 뒤지다가 초우샘의 메일을 보고 웃었다.
29세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격의 없이 주고 받았던 메일을 읽고 있노라니
웃음도 나고 눈물도 나왔다.
보내온 사연에 내가 이미 답장을 했겠지만, 지금이라면 어떤 답신을 보냈을까?
띄위지 못할 편지를 마음으로 다시 띄워본다.
치악산 바보 멍충이가, 라고 보내온 어느 날의 메일은 분명 내게 치도고니(?)를 듣고 보내신 답신이리라.
그리고 또 한 사람.
죽은 사람은 아니지만, 죽어가는 사람 매깨비 신부님의 지난 메일도 다시 읽었다.
신부님 생각에 눈시울이 젖어왔다.
18세 애나, 39세 애나, 무진장 이쁜 애나....사항해......
초우샘의 영혼은 지금쯤 무얼 하고 계실까.
매깨비 신부님의 육신은 지금쯤 얼마나 무너져가고 계실까.
그분들께 입은 은혜를 생각하면 나는 나쁜 여자, 나쁜 인간!
아, 묵주기도를 드려야지.
촛불 밝히고 기도를 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