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어떤 이름 / 이기철 어떤 이름 / 이기철 어떤 이름을 부르면 마음속에 등불 켜진다 그를 만나러가는 길은 나지막하고 따뜻해서 그만 거기 주저앉고 싶어진다 애린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 이름을 부르면 가슴이 저며온다 흰 종이 위에 노랑나비를 앉히고 맨발로 그를 찾아간다 아무리 둘러 보아도 그는 없다 .. 詩가 흐르는 상자 2018.01.14
[스크랩] 싸목싸목 / 김찬옥 그림 / 김호석 화백 싸목싸목 / 김찬옥 이른 새벽, 전화가 걸려왔다 야야, 별탈 없다냐? 시상 돌아가는 꼴이 하도 폭폭허고 꿈자리가 뒤숭숭혀서, 염서방 허는 일은 암시랑 안으겨? 무신 일이든 덤뱅대지 말고 싸목싸목 허라고 혀, 이 참에 큰일 벌린다고 돈장시 비싼 돈은 안 땡겨 쓴겨? 뭐.. 詩가 흐르는 상자 2017.12.05
[스크랩]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 김재진 *Vicente Romero Redondo(spain) 畵 ** Pole/ Djelem(젤렘,3인조 프로젝트 밴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김재진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아프지 않고 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 고지서만 쌓이는 날 배고픈 우체통이 온 종일 .. 詩가 흐르는 상자 2017.12.05
[스크랩] 국화꽃 그늘을 빌려 / 장석남 국화꽃 그늘을 빌려 살다 갔구나 가을은 젖은 눈으로 며칠을 살다가 갔구나 국화꽃 무늬로 언 첫 살얼음 또한 그러한 삶들 있거늘 눈썹달이거나 혹은 그 뒤에 숨긴 내 어여쁜 애인들이거나 모든 너나 나나의 마음 그늘을 빌려서 잠시 살다가 가는 것들 있거늘 국화꽃 그늘을 빌려 / 장석.. 詩가 흐르는 상자 2017.12.05
[스크랩] 허기/안원찬 허기 안원찬 가스레인지 스위치를 켜자 썩을 놈의 혓바닥이 냄비의 엉덩이를 허벌라게 핥아댄다 시퍼렇게 치미는 불꽃에 조개처럼 입 쩍 벌린 냄비뚜껑 라면 한 개를 통째로 심청이처럼 꿀꺼덕 삼켜버린다 수프를 뿌리고 계란을 풀자 오 분도 안 돼 게슴츠레해진 라면 가닥 냄비 뚜껑 위.. 詩가 흐르는 상자 2017.12.05
[스크랩] 들길 따라서 / 홍성란 *Vicente Romero Redondo (1956~Spain)畵 **Shadows / Giovanni Marradi ( 1952~,Italy) 들길 따라서 홍성란 발길 삐끗, 놓치고 닿는 마음의 벼랑처럼 세상엔 문득 낭떠러지가 숨어있어 나는 또 얼마나 캄캄한 절벽이었을까, 너에게 詩가 흐르는 상자 2017.12.05
[스크랩] 김광선 시인을 찾아가다 분홍빛 소곱창 다듬듯 시를 엮다 [인터뷰] 2003 창비신인상 김광선 시인을 찾아가다 ① 김수열(kimyeol) 기자 덜커덩 덜커덩… 통일호 야간열차는 어둠 속을 끝도 없이 달려간다. 사람들 앉아 있는 의자 등받이와 등받이 사이 작은 틈바구니 속에 우리들은 박혀 있다. 잠이 든 친구 하나는 무.. 詩가 흐르는 상자 2017.11.13
[스크랩] 비화하는 불새 - 황지우 . 비화하는 불새 - 황지우 나는 그 불 속에서 울부짖었다. 살려 달라고 살고 싶다고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불 속에서 죽지 못하고 나는 울었다. 참을 수 없는 것 무릎 꿇을 수 없는 것 그런 것들을 나는 인정했다. 나는 파드득 날개 쳤다. 명부에 날개를 부딪치며 나를 호명하는 소리 가 들.. 詩가 흐르는 상자 2017.08.31
[스크랩] 인디언의 기도 / 알프레드 뒤러 인디언의 기도 / 알프레드 뒤러의 "기도하는 손"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없는 아이입니다 내게 당신의 힘과 지혜(智慧)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내 두눈이 오래도.. 詩가 흐르는 상자 2017.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