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 이야기 모연 선생님과 산낙지를 먹었다. 어제 토욜은 두분 문우와 만나기로 했던 날인데, 한 분은 연락이 닿질 않아 모연 샘님만 만났다.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닌 청게천을 거닌 후, 모연 샘님과 교보 뒷골목 낙지집을 찾았다. 지난 여름, 모처럼 선생님을 만나 낙지를 먹은 뒤 이번이 두번째다. 기억엔 고등.. 내 마음 한자락 2005.10.16
공짜로 즐기는 정원 정원이라곤 손바닥만큼도 지니지 못했건만, 창가로 가면 늘 그자리에 서 있는 해묵은 개목련과 모과나무가 나를 즐겁게 한다. 봄 한철엔 폭발하듯 피어나는 개목련이 볼 만 하더니, 요즘엔 날로 누렇게 익어가는 모과 열매가 무척이나 탐스럽다. 실과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이 있지만, 모과는 자.. 내 마음 한자락 2005.10.15
은혜는 그것을 베푸는 자를 속박한다 <아미엘의 일기>를 들척이다가 밑줄이 그어 있는 이 대목을 다시 읽는다. 은혜는 그것을 베푸는 자를 속박한다? 무언가를 베푼 사람은 또다시 무언가를 베풀어야 하며, 혹여 더 이상 베풀기를 중단한다면 그 동안 그의 은총으로 살아왔던 자들의 적이 돼 버린다는 것이다. 잠시 멋칫해진다. 인간은.. 내 마음 한자락 2005.10.14
뱀과 다람쥐 일전 모 까페에서, 뱀을 공격하는 다람쥐 사진을 퍼온 적이 있었다. 나는 그 사진을 다시 모 까페에 삽질해 날랐다. 귀엽고 깜찍한 다람쥐가 징그런 뱀을 공격하여, 결국 뱀의 뱃속에 들어간 식량(아기 다람쥐)을 뱉어내게 하는 엽기에 가까운 사진. 그것을 본 사람들은 저마다 놀라워 꼬리말을 달았다... 내 마음 한자락 2005.10.14
이쁜 할머니 친정에 들러 하룻밤 자고 왔다. 엄마는 그 동안 쌓인 얘기를 하고 싶어, 조금 흥분해 계셨다. 암 치료 이후 거동의 불편으로 내가 유일한 엄마의 이야기 상대다. 엄마는 내가 들어가자마자 이야기 보따리부터 끌르신다. 엄마의 얘기 중엔 따끈따끈한 최신 뉴스도 있지만, 소뼉다귀 울기듯 하고 또하고 .. 내 마음 한자락 2005.10.14
퓨전이 좋다 달포도 넘게 지금껏 하루 한 두끼는 햄버거를 만들어 먹는다. 슬라이스 치즈와 토마토, 양상치를 냉장고에 넣어 두면 절반의 준비가 된 셈이고,. 고기를 갈아 두부와 파 마늘을 듬뿍 넣고, 동그랑땡같이 계란에 부쳐 냉동고에 저장해놓으면 준비는 100% 완료되니 그리 어려울 게 없다. 대구에 살 적엔 하.. 내 마음 한자락 2005.10.13
[스크랩] 雨裝山女 No1의 꿈 회원 번호 1번을 달고 보니, 내심 부담되는 점이 없지 않다. 산행 경력이라곤 거의 전무한 내가 왠지 맨 앞줄에 서 있는 기분이 들어서다. 생각을 바꿔본다. 학교 다닐 땐 키 순서로 번호를 정했으니, No1 이란 여기서 가장 난쟁이라는 의미라고. 내가 가장 많이 오른 산이 있다면 단연 우리 동네 화곡동.. 내 마음 한자락 2005.10.13
속상해! 요즘 들어 내 컴퓨러가 이상해졌다. 까페에 마실 좀 갈라치면, 프로그램에 이상이 있다는 문자가 뜨며 곧잘 스톱해 버린다. 특히 회원수가 많은 까페는 더 그렇다. 뭔 일이 생긴 모양인데,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니 답답하기만 하다. 핼프 미, 이럴 때 어캐야 하는지 아는 분 누구 없나요? 언젠가 아.. 내 마음 한자락 2005.10.12
캐나다의 S Park 에게 어제 방명록 반가웠어요. 그간 흔적없이 다녀가는 분들이 있어, 늘 궁굼했거든요. S Park이 다녀갔을까? 내 젊은 친구 아무개도 다녀갔을까? 아님, 내가 다른 까페에 리플 단 것 보고, 누군가 모르는 사람이 월장한 건 아닐까,등등.... S선생, 여긴 우리가 함께 아는 사람들이 없답니다. 원장님도 몰라요. .. 내 마음 한자락 2005.10.12
가을에 온 편지 편지 한통이 배달 되었다. 겉봉에 쓴 글씨는 만년필 잉크 자국이 번져 있어, 뭔지 모를 훈훈함이 배어있는 듯 했다. 발신인은 전직 E여대 교수님이자 조각가요 피아니스트이자 수필가이신 Y 선생님이다. 그 분은 동인이면서 나와는 얼굴 한 번 마주친 적이 없는데도, 몇 차레 연하장을 보내주셨다. 손수.. 내 마음 한자락 200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