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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그대....서평

출판사 서평 독자의 차가운 외면에도 나는 왜 무모한 도전을 하는가! 우리 관용구 가운데 ‘한 방 먹이다’라는 말이 있다. 다소 속된 표현으로 ‘말 따위로 상대방에게 충격을 주다.’라는 뜻이다. 이 관용구에 나오는 ‘한 방’이라는 낱말을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에 망설임 없이 끌어들인다. 여기의 ‘한 방’을 대체할 적절한 낱말이 안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 수필집 모든 작품에는 ‘한 방’이 있다. 이번 민혜 수필집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는 해드림출판사에서 수필집으로는 처음으로 공모를 통해 기획한 수필집이다. 50여 권 분량의 작품이 들어왔는데, 민혜 수필가는 곧바로 응모를 하여, 다른 이의 작품보다 제일 먼저 읽게 되었다. 작품을 읽어가면서 ‘발굴’이라는 말이 떠올랐고, 어쩌면 이 작품을 선정하게 될지..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

다음 달이면 내 작품집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제목에 아직 변수는 있지만)가 출간된다. 출판사에서 공모한 기획출판 수필집이라 표제도 출판사에서 정한 것이다. 56편 작품은 저마다 다른 내용이 담겨 있어 하나의 표제에 담기는 어려운 면도 있으나, 애틋한 여운을 주는 제목에 만족한다. '슬픔이 웃는다'로 해달라고 해볼까 싶었으나 모든 걸 일임하기로 했다. 그가 떠난지 어제로 10년이다. 땡볕이 살갗을 찌르는 한낮에 성묘를 갔다. 주말이라 차가 막혀 오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10년 전 6월엔 저 먼데로 이사가느라 그도 나도 고생 많았다. 나는 이제 기존의 내 작품으로부터 이사를 가야한다. 아직 인쇄도 하기 전이지만, 미지의 독자들과 새로운 만남을 기대해본다.

촛불의 죽음

새벽에 평소처럼 촛불을 켜놓고 기도를 드리는데 갑자기 촛물이 촛대 밖으로 주루룩 흘러내렸다. 초의 테두리는 둥근 담장을 두른듯이 돼 있었기에 의아하여 나는 촛불 곁으로 다가갔다. 초가 거의 닳아가고 있긴 했지만 아직 2센티가 넘게 남아 있는데, 촛농이 흘러내린 건 초의 한쪽 옆구리가 터져 거기서 흐른 거였다. 초는 무생물이지만 불을 켜는 순간 불꽃을 내면서 생명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초가 이제 수명을 다해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은 초의 몸체는 기형으로 찌그러져 있었다. 그게 마치 몸이 병들어 망가진 것처럼 보였다. 전엔 초가 조금 밖에 남지 않으면 지레 버리고 새 초를 켜놨지만 오늘은 그 촛불과 함께 한 시간이 떠올라 몽당연필처럼 닳아진 초라도 함부로 버리기가 싫었다. 그래서..

아, 수국

대박 수국! 금년 수국 농사는 대풍이다. 놀라워서 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꽃 한 송이가 내 손 네개로 감싸도 모자랄 지경. 꽃을 보고 있노라면 환희가 가슴에서 폭발하는 것 같다. 신기한 건 얘들이 피어나면서 내게 좋은 일이 연달아 터졌다는 것, 흰 수국은 원래는 청색 수국을 내가 삽목해서 3년만에 처음 꽃을 피운 것이다. 토질 때문에 흰색 수국이 되고 말았는데, 어마어마한 크기 때문에 얘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터질 듯 그득해진다. 이젠 꽃송이가 부풍어 내 손 네개로도 감싸기가 힘들다. 내가 삽목해서 키운 꽃이라 이름을 '안나'라고 정했다.

살며 사랑하며 2020.05.24

차매에 대하여

건망증·경도인지장애·치매 가이드 [서울신문]툭 하면 비밀번호를 잊어버린다. 비밀번호를 휴대전화 메모지에 적어 놓지만 적어 놨다는 사실조차 깜빡깜빡한다. 혹시 치매의 전조 증상이 아닌지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일상생활에서 한번쯤 겪어 봤음직한 일이다.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 치매에 대해 알아본다. 건망증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들을 기억해야 하지만 기억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치매는 어떤 기억을 영원히 상실하는 질환이지만,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잊어버리는 노화현상으로 볼 수 있다. 우울증이나 불안 신경증, 불면증, 폐경 후 증후군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기억해야 할 일이 많고 걱정거리도 많은 중년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기억이란 정보를 받아들이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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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그날, 이 아이들이 죽어야 하는 이유 따윈 없었다 이성원 입력 2020.05.17. 17:21 수정 2020.05.18. 05:06 댓글 2003개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계엄군 쫓던 소년, 머리 없이 발견..관 구하러 간 소녀, 총 7발 맞아 [서울신문] 5·18 광주민주항쟁에서 희생된 10대 36명의 얼굴. 그래픽 이다현 기자 okong@seoul.co.kr 1980년 5월 광주에서 소년·소녀가 숨졌다. 다 자라지 못한 그 작은 몸엔 수없이 많은 총알과 대검이 관통했고 주검은 군홧발에 짓밟혔다. 아이들이 죽어야 하는 이유 따윈 없었다. 삼촌 가게에 일하러 가던 19세 소년 노동자는 대검에 찔렸고, 공부하다 귀가하던 고2 남학생은 매복한 군인이 쏜 총에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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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소총을 든 여성 시민군.. 미공개 사진으로 본 5·18 광주 박서강 입력 2020.05.17. 21:02 댓글 3264개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계엄군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평범한 일상 빼앗긴 광주 시민들 한국일보 기자 기록 사진 중 미공개 컷 발굴 1980년 5월 22일 아침 광주시 외곽 송정리역 광장에서 젊은 남성들 위주의 시위대가 도청으로 출발하기 위해 버스와 트럭에 오르는 가운데 직장 유니폼을 입은 여성이 소총을 들고 버스로 향하고 있다. 박태홍 전 한국일보 기자 계엄군이 광주 금남로에서 시위대를 향해 집단 발포를 한 1980년 5월 21일 주변 골목에서 소총을 든 젊은이와 시민들이 벽에 몸을 바짝 붙인 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집단발포 후 자체..

스크랩 2020.05.18

베냐미노 질리

베냐미노 질리 출생사망국적대표작성부 1890년 03월 20일 1957년 11월 30일 이탈리아 《3명의 전설적인 테너들》,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베냐미노 질리 초기 녹음》, 《베냐미노 질리 베스트 선집》 테너 카루소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한 테너 중 최고의 가수. 리릭 테너의 전형이었지만 드라마틱한 역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고 '발성의 교과서'라 불릴 만큼 모범적인 가창 양식을 자랑했다. 목차접기 가난한 '종루의 카나리아'에서 세계적 테너로 질리가 곧 진리다! 베냐미노 질리 대표 음반 ┗ 《3명의 전설적인 테너들》(DVD, KULTUR) ┗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NAXOS) ┗ 《베냐미노 질리 초기 녹음》(1918∼1924, Nimbus) ┗ 《베냐미노 질리 베스..

장발쟝은 있다

열흘 굶다 빵 훔친 '청년 장발장'..어버이날 경찰서 찾은 사연 김준희 입력 2020.05.10. 16:28 댓글 612개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지난해 10월 마트서 빵·라면 훔친 30대 남성 '어버이날' 광주 북부경찰서 찾아 감사 인사 일하다 다쳐 허리 철심 박아 직장 못 구해 배고픔에 범행..마트 사장 "처벌 원치 않아" 포스코휴먼스 "취업 기회 주고 싶다" 제안 年3000만원 정직원 취직 ..경찰, 지원 사격 지난해 10월 18일 새벽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한 마트에서 A씨(36)가 빵과 피자·라면 등을 훔치는 모습이 찍힌 가게 폐쇄회로TV(CCTV) 화면. 연합뉴스 열흘 동안 굶다 마트에서 빵을 훔쳐 '청년 장발장'으로 불린 30대 청년이 어버이날을 맞아 경찰서를 ..

살며 사랑하며 2020.05.11

죽음에 대한 오독

죽음에 대한 오독 / 이명윤 이화공원묘지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죽음은 선명한 색채를 띤다 묘비 옆 화병에 이미지로 피어있다, 계절은 죽음 앞에서 얼마나 공손한지 작년 가을에 뿌린 말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죽음을 새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 술을 따르고 절을 하는 도중에 어린 조카가 한 쪽으로 치워둔 죽음을 만지작거린다 죽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궁금한 까닭이다 죽음은 세월을 조금 뒤집어썼을 뿐 부릅뜬 웃음은 예전 그대로다 죽음의 눈을 편안하게 감겨줄 수 없어 미안했다 우린 서로 다른 계절을 살고 있으므로 고인의 생전에 대한 이야기 혹은 향기가 사라진 꽃잎들을 주섬주섬 챙겨 떠나는 길 산 중턱 수많은 무덤에는 새롭게 눈을 뜬 죽음으로 화사한데 길 건너편 나이도 추위도 잊은 노파가 죽음 한 송이를 오천 원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