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詩情을 더듬어 옛 詩情을 더듬어 1. 가을 밤 빗소리를 들으며 최치원 가을바람도 씁쓸히 읊조리나니 세상길에 참 벗 없음이여! 창밖엔 삼경의 비 등잔 앞엔 만리의 마음- 秋風唯苦吟 世路少知音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秋夜雨中> 2. 뜻 가는 대로 길 재 시냇가 초가집에 찾는 인 달과 바람, 외객은 아니 오고 산새.. 사랑방 풍경 2010.11.13
겨울노래 겨울노래 가을이 사색의 계절이라면 겨울은 깊은 상념의 계절인가. 서둘러 지나가려는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으려 혼자 산행을 하던 날, 가파른 길에서 땅만 보며 오르다가 낙엽송 한 그루를 올려다 본 것은 소복이 떨어져 쌓인 금침 같은 잎들과의 만남 때문이었다. 노란색으로 물들어 떨어진 그 침엽.. 사랑방 풍경 2010.11.05
산에 가거든... 山에 가거든 산에 가거든 나무가 되게 자리를 찾고 위치를 묻지 말고 높은 하늘 우르르며 큰 나무 부러워 말게 태어난 곳 지키며 싹 트고 열매 맺는 행복 말없이 쓰러져 다시 거름이 된다. 산에 가면 나무가 되게 한 세상 한 평생 한 곳에서 살다가는 나무가 되게 - 신길우 개구리가 놀라서 오줌을 찔끔 .. 사랑방 풍경 2010.10.28
정답이 없다 정답이 없다 집 앞 공원 청소에 나선다. 경비원에게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달라고 하니 만류한다. 구청에서 가끔 할머니들에게 일당을 주면서 시키므로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회원으로 있는 단체의 봉사활동 숙제라고 하고 청소용구를 받아 드는데 여행지에서의 기억 하나가 머리를 스친다. 공항.. 사랑방 풍경 2010.10.15
52세가 넘으면 52살 넘으면 심술궂어진다 【런던=로이터/뉴시스】유세진 기자 = 영국인들은 52살이 넘으면서부터 사람이 심술궂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명 이상의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영국인들은 52살이 넘으면서부터 웃는 일이 크게 줄어들고 불평·불만이 크게 늘어나기 시.. 사랑방 풍경 2010.10.11
황색호수 황색호수 한여름의 녹음, 그 초록 위에서 반사되는 햇볕은 흰색이었다. 이제 가을의 초입에서 겸손한 녹색 잎들 위에 내려않은 햇살을 보노라면 햇볕의 색깔은 황색임을 안다. 한낮의 가을볕이 따갑다고 하지만 이미 눈부신 백색은 아니다. 피하고 싶지 않는, 정겨운 담황색이다. 파란색 하늘이 높아.. 사랑방 풍경 2010.09.14
이름과 직함 이름과 직함 자신을 소개할 때 직함을 생략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산학연(産學硏) 조찬회의시 산업체에서 나온 사람이 00회사 아무개입니다 라고 할 때 그는 사장이다. 학계의 경우 00대학교 아무개입니다 라고 하는 이는 경륜 있는 교수이며, 자기 이름에 교수 직함을 붙이는 사람은 연륜이 짧거나 명.. 사랑방 풍경 2010.09.10
사투리 (一) 사 투 리 단골 목욕탕에 가서 샤워를 하면서 보면, 이런 팻말이 붙여 있다. ‘물 절약은 양심입니다요’ ‘입니다’로 충분한데 ’요’는 왜 붙였는지 모르겠다. 친구들 여럿이 모인자리에서 말했더니 호남사투리란다. 인기 TV연속극 ‘해신’에 보면 ‘자미부인’에게 보고하는 녀석이 자주 “입니.. 사랑방 풍경 2010.09.06
자작시 (三) 1)선배 말씀 자작 시 (三) 1) 선배 말씀 비 그친지 2~3시간 취미생활인 프로야구 관전하러 배낭에 물, 캔 맥주, 쥐포 안주, 김밥 담아 ‘지공선생’이 공짜 차타고 가는데 어째 허리가 이상하다 시원찮다. 외손녀 외손자 둘 데리고 미사에 가부좌 자세로 앉기를 1시간! 4년 선배가 같이 앉아 막걸리 마시며 고스톱 칠 .. 사랑방 풍경 2010.08.29
여행에서 만난 시간 여행에서 만난 시간 -시간의 의미- 줄을 선다. 출국심사를 받기 위해서다. 내가 선 줄은 수속이 더디다. 줄을 옮긴다. 수속을 마치고 지정된 게이트 쪽으로 가면서 뒤를 돌아본다. 처음 섰던 줄의 내 앞사람이 이제야 겨우 대기선으로 나서고 있다. 결국 나는 약 두 명 의 수속시간을 번 것이 된다. 시계.. 사랑방 풍경 2010.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