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애인들을 위한 노래/정현종 꽃피는 애인들을 위한 노래 / 정현종 겨드랑이와 제 허리에서 떠오르며 킬킬대는 滿月을 보세요 나와 있는 손가락 하나인들 욕망의 흐름이 아닌 것이 없구요 어둠과 熱이 서로 스며서 깊어지려면 밤은 한없이 길어질 수 있는 고맙고 고맙고 고마운 밤 그러나 아니라구요? 아냐? 그렇지만 들어보세요 .. 詩가 흐르는 상자 2008.06.19
란아, 내 고양이였던/황인숙 란아, 내 고양이였던 황 인 숙 나는 네가 어디서 오는지 몰랐지 항상 홀연히 너는 나타났지 주위에 아무도 없는 시간 그 무엇도 누구의 것이 아닌 시간 샛집 옥상 위를 서성이면 내 마음 속에서인 듯 달 언저리에서인 듯 반 투막 작은 울음소리와 함께 네가 나타났지 너는 오직 나를 위해서인 듯 밥을 .. 詩가 흐르는 상자 2008.06.19
짧은 글 긴 여운 모두의 의견이 비슷하다는 것은 아무도 머리를 쓰지 않고 있다는 것과 같다. -> 월터 리프만 * 무사태평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 깊은 곳을 두드려 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 나쓰메 소세키 * 가장 간단한 것이 정답이다 (오컴의 면도날 이론) -> 윌리엄 오컴 * 지난달에는 무슨 걱정을 했.. 詩가 흐르는 상자 2008.06.18
절망에게 절망에게 김남조 절망이여 함께 가자 끝까지 절망함을 율법으로 정하고 갈 데까지 간 후에도 이별 않기로 정하고 둘이 정답게 가자 가다가다 지칠 땐 번갈아 업고 가자 두 눈 불구슬이듯 따갑게 아려 도저히 잠 못드는 밤엔 서로가 자장가 불러주는 시늉이나마 하자 세월이 흘러 절망도 어른이 되고 어.. 詩가 흐르는 상자 2008.06.18
사랑의 시차 먼 곳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곳은 새벽인데 그곳은 밤이라 합니다. 이렇듯 우리 사랑에는 시차가 있는가 봅니다. 나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지독한 그리움뿐. 나는 새벽인데 그대는 밤이라 합니다. 詩가 흐르는 상자 2008.06.18
간격 간격 - 안 도 현 -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 詩가 흐르는 상자 2008.06.18
걸레 걸레 정 호 승 나보고 이 걸레 같은 놈아 하고 욕하는 소리를 듣고 생각해보았다 그래, 나는 걸레다 걸레 없이 어떻게 마루를 닦을 수 있노 걸레 없이 어떻게 니 동생 똥을 치울 수 있노 詩가 흐르는 상자 2008.06.18
꽃 꽃 - 김 춘 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 詩가 흐르는 상자 2008.06.18
결혼에 대하여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깎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깎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 詩가 흐르는 상자 2008.06.18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 속을 걸어라 갈대 숲 속에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있다.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씩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 詩가 흐르는 상자 2008.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