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홀로와 더불어 , 나는 알고 또한 믿고 있다...구상 홀로와 더불어...구상 나는 홀로다. 너와는 넘지 못할 담벽이 있고 너와는 건너지 못할 강이 있고 너와는 헤아릴 바 없는 거리가 있다. 나는 더불어다. 나의 옷에 너희의 일손이 담겨 있고 나의 먹이에 너희의 땀이 배어 있고 나의 거처에 너희의 정성이 스며 있다. 이렇듯 나는 홀로서 또한 더불어서 산..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0.22
[스크랩] 찬비 내리고 ... 나희덕 찬비 내리고 ... 나희덕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기 위해 시들..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0.22
[스크랩]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 정일근 InThe Beginning / 구본창 作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 정일근 먼 바다로 나가 하루 종일 고래를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사람의 사랑이 한 마리 고래라는 것을 망망대해에서 검은 일 획 그으며 반짝 나타났다 빠르게 사라지는 고래는 첫사랑처럼 환호하며 찾아왔다 이뤄지지 못할 사랑처럼 아프게 사라진다..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0.19
[스크랩] 가을에 ...오세영 가을에 ...오세영 너와 나 가까이 있는 까닭에 우리는 봄이라 한다. 서로 마주하며 바라보는 눈빛, 꽃과 꽃이 그러하듯...... 너와 나 함께 있는 까닭에 우리는 여름이라 한다. 부벼대는 살과 살 그리고 입술, 무성한 잎들이 그러하듯...... 아, 그러나 시방 우리는 각각 홀로 있다. 홀로 있다는 것은 멀리서..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0.09
[스크랩] 가을의 소원 ... 안도현 가을의 소원 ... 안도현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 지는 것 아무 이유없이 걷는 것 햇빛이 슬어 놓은 나락냄새 맡는 것 마른 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맡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 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 하지 않는 것 낙엽이 물들어가는 오후..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0.09
[스크랩] 한 줄의 시 ...오세영 한 줄의 시 ...오세영 시가 되지 않은 것은 구겨서 휴지통에 버린다. 그를 선택하기 위해서 너를 버리는 배신의 아름다움, 인생이란 한 줄의 시, 버리는 것이 많아야 오히려 충만해지고 완전한 슬픔에 이르기 위해선 그 슬픔 괄호 안에 묶어야 한다. 행간을 건너뛰는 두 개의 콤마, 사랑과 이별의 줄넘기..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0.06
윤동주의 시 삶과 죽음 윤동주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나 끝나랴 세상 사람은- 뼈를 녹여 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 춘다. 사람들은 새가 넘어가기 전 이 노래 끝의 공포를 생각할 사이가 없었다. 하늘 복판에 알 새기듯이 이 노래를 부른 자가 누구뇨 그리고 소낙비 그친 뒤같이도.. 詩가 흐르는 상자 2011.09.26
부활/백성동 부활 밤마다 죽는다 이불 속에서 여기가 무덤이라는 생각 지금까지의 나는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해 뜨면서 남아있는 근심 걱정 욕망 같이 죽는다 내일이면 새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해뜨면서 새 그림을 백지에 그리는 일 해 뜨면서 새 그림을 백지에 그리는 일. - 백성동 님, '부활' - 詩가 흐르는 상자 2011.09.22
[스크랩] 천장호에서 / 나희덕 천장호에서 / 나희덕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다 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버렸다 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 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 헛되이 던진 돌멩이들 , 새떼 대신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詩가 흐르는 상자 2011.09.20
약해지지마/사바타 도요 99세 할머니 '시바타 도요' 시 모음 + 약해지지마!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마햇살과 산들바람은한쪽 편만 들지 않아꿈은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나도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너도 약해지지마.+ 아들에게아들아!뭔가 힘든 일이 있으면엄마를 떠올리렴누군가와 맞서면 안돼나중에 .. 詩가 흐르는 상자 2011.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