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109명의 현역시인이 뽑은 `최고의 시구`(2) 109명의 현역시인이 뽑은 '최고의 시구'(2) 계간 시인세계 이재무 죽은 고기처럼 혈색 없는 나를 보고 얼마 전에는 애 업은 여자하고 오입을 했다고 한다 ―― 김수영, 「강가에서」에서 지금 읽어보면 지극히 평범한 진술이다. 하지만 30년 전 이 시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물 묻은 ..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1.26
[스크랩] 109명의 현역시인이 뽑은 `최고의 시구`(1) 109명의 현역시인이 뽑은 '최고의 시구'(1) 계간 시인세계 한국의 현대시사가 어느덧 100년을 넘었다. 우리 시문학사 100년을 수놓았던 수많은 시인들 가운데 불멸의 명시名詩를 남긴 시인은 얼마나 될까. 작고시인·현역시인을 통틀어 ‘명시’의 반열에 드는 그 문학작품을 읽고 ..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1.26
[스크랩]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고정희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고정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게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밤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1.25
[스크랩] 이름부르기 / 박남준 그 사람 얼굴을 떠올리네 초저녁 분꽃 향내가 문을 열고 밀려오네 그 사람 이름을 불러보네 문밖은 이내 적막강산 가만히 불러 보는 이름만으로 이렇게 가슴이 뜨겁고 아플 수가 있다니 Cancion Triste / Ofra Harnoy & Jesse Cook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1.18
[스크랩]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 최영미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 최영미 너의 인생에도 한번쯤 휑한 바람이 불었겠지 바람에 갈대숲이 누울 때처럼 먹구름에 달무리질 때처럼 남자가 여자를 지나간 자리처럼 시리고 아픈 흔적을 남겼을까 너의 몸 골목골목 너의 뼈 굽이굽이 상처가 호수처럼 괴어 있을까 너의 젊은 이마..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1.18
[스크랩] 밀회 / 허순성 밀회 / 허순성 혹시 이 가슴으로 오는 동안 누가 보았나요? 이제, 문도 닫았고 불도 껐습니다 우리, 지금부터는 모두 벗을까요 아니, 쉬운 말로 하지요 보고 들어서 생긴 욕심, 그것을 위하여 꾸민 그러니까 태어날 때 물려받은 것 이외는 모두입니다 그러면 텅 비겠지요 그걸, 하얀..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1.18
[스크랩] 그리움 / 곽재구 그리움 / 곽재구 이른 새벽.. 강으로 나가는 내 발걸음에는 아직도 달콤한 잠의 향기가 묻어 있습니다. 그럴 때면 나는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바람 중 눈빛 초롱하고 허리통 굵은 몇 올을 끌어다 눈에 생채기가 날만큼 부벼댑니다 . 지난밤,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내 낡은 ..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1.11
[스크랩] 사랑해야 하는 이유...문정희 사랑해야 하는 이유... 문정희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세상의 강물을 나누어 마시고 세상의 채소를 나누어 먹고 똑같은 해와 달 아래 똑같은 주름을 만들고 산다는 것 이라네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세상의 강가에서 똑같이 시간의 돌멩이를 던지면 운다는 것 이라네 ..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0.24
[스크랩]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천양희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천양희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어떤 날은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막무가내 올라간다 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 상상봉에 다다르면 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다 굽은 능선 위로 생각의 실마리들 날아다닌다 뭐였더라, 뭐였더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의 바람소리 ..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0.24
[스크랩] 시 (詩) / 파블로 네루다 시 (詩)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 詩가 흐르는 상자 2011.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