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몰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얀 국화가 피어있는 날 그 집의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밤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닿아왔다. 나는 .. 詩가 흐르는 상자 2019.02.09
[스크랩] 겨울행 - 나태주 겨울행 - 나태주 열 살에 아름답던 노을이 마흔 살 되어 또다시 아름답다 호젓함이란 참으로 소중한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들판 위에 추운 나무와 집들의 마을, 마을 위에 산, 산 위에 하늘, 죽은 자들은 하늘로 가 구름이 되고 언 별빛이 되지만 산 자들은 마을로 가 따뜻한 등불이 되는 .. 詩가 흐르는 상자 2019.01.29
[스크랩] 일상의 기적 /박완서(朴婉緖 1931~2011) 일상의 기적 / 박완서(朴婉緖 1931~2011) >>> 덜컥 탈이 났다. 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 >>> 자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웬걸,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조차 힘들었다. 그러자 하룻밤 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한 일로 바뀌어.. 詩가 흐르는 상자 2019.01.28
[스크랩] 저 나비 -허수경 저 나비 -허수경 때로 버려지는 아픔이여 때로 노래하는 즐거움이여 때로 오오하는 것들이여 아아 우우 하는 것들이여 한 세계를 짊어진 여린 것들의 기쁨이여 그 기쁨의 몸이 경계를 허물며 너울거릴 때 때로 버려지는 아픔과 때로 노래하는 즐거움의 환호 그 환호의 여림 때로 아아 오.. 詩가 흐르는 상자 2019.01.28
[스크랩] 나이 / 류시화 나이 / 류시화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었지 세월 속에 희끗희끗해진 머리를 보고 난 뒤 내 이마의 주름살들을 보고 난 뒤 난 그에게 대답했지 내 나이는 한 시간이라고 사실 난 아무것도 세지 않으니까 게다가 내가 살아 온 세월에 대해서는 그가 나에게 말했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 詩가 흐르는 상자 2019.01.28
[스크랩] 편지/천상병 고흐 center> 편지 천상병(1930~1993) 점심을 얻어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로운 적도 없지 않았다. 그걸 잊지 말아주기 바란다. 내일을 믿다가 이십 년!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 詩가 흐르는 상자 2019.01.28
[스크랩] 그래도 살아야 할 이유 ...신현림 그래도 살아야 할 이유 ...신현림 슬퍼하지 마세요 세상은 슬프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니까 자살한 장국영을 기억하고 싶어 영화 '아비장전'을 돌려 보니 다들 마네킹처럼 슬쓸해 보이네요 다들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어 해요 외롭지 않기 위해 외로워 하고 아프지 않기 위해 아픈 사람들 .. 詩가 흐르는 상자 2019.01.21
[스크랩] 기다림 ...곽재구 또다른 사랑 ...곽재구 보다 자유스러워지기 위하여 꽃이피고 보다 자유스러워지기 위하여 밥을 먹는다 함께 살아갈 사람들 세상 가득한데 또 다른 무슨 사랑이 필요있으리 문득 별 하나 뽑아 하늘에 던지면 쨍 하고 가을이 운다 기다림 ...곽재구 이른 새벽 강으로 나가는 내 발걸음에는 .. 詩가 흐르는 상자 2019.01.21
[스크랩] 새벽 편지...곽재구 새벽 편지...곽재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 詩가 흐르는 상자 2019.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