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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적
/ 박완서(朴婉緖 1931~2011)
>>> 덜컥 탈이 났다.
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
>>> 자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웬걸,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조차 힘들었다.
그러자 하룻밤 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
>>> 세면대에서 허리를 굽혀 세수하기,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양말을 신는 일, 기침을 하는 일,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
내게는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별수 없이 병원에 다녀와서 하루를 빈둥거리며 보냈다.
비로소 몸의 소리가 들려왔다.
>>> 실은 그동안 목도 결리고,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힘들었노라,
눈도 피곤했노라,
몸 구석구석에서 불평을 해댔다.
>>> 언제나 내 마음대로 될 줄 알았던 나의 몸이,
이렇게 기습적으로 반란을 일으킬 줄은
예상조차 못했던 터라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중이다.
>>> 이때 중국 속담이 떠올랐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 ”
>>> 예전에 싱겁게 웃어 넘겼던 그 말이 다시 생각난 건,
반듯하고 짱짱하게 걷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괜한 말이 아니었다.
>>> ‘아프기 전과 후’가 이렇게 명확하게 갈라지는 게
몸의 신비가 아니고 무엇이랴 !
얼마 전에는 젊은 날에
윗분으로 모셨던 분의 병문안을 다녀왔다.
>>> 몇년에 걸쳐 점점 건강이 나빠져 이제 그분이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깜빡이는 정도에 불과했다.
>>> 예민한 감수성과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명성을 날리던 분의 그런 모습을 마주하고 있으려니,
한때의 빛나던 재능도 다 소용 없구나,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 돌아오면서 지금 저분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 혼자서 일어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고,
그런 아주 사소한 일이 아닐까.
>>> 다만 그런 소소한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는
대개는 너무 늦은 다음이라는 점이 안타깝다.
>>> 우리는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이루고 싶어
안달하며 무리를 한다.
>>> 땅 위를 걷는 것쯤은 당연한 일인 줄 알고 말이다.
사나흘 노인네처럼 파스도 붙여 보고
물리치료도 받아 보니 알겠다.
>>>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
>>> 크게 걱정하지 말라는 진단이지만
아침에 벌떡 일어나는 일이
감사한 일임을 이번에 또 배웠다.
건강하면 다 가진 것이다.
>>> 오늘도 일상에 감사하며 살자!
지금도 감사를 느끼고 계시는지?
>>> 우리들이 입으로는 감사함을 외치지만~
진정으로 느끼는 사람은 적은 것 같습니다.
>>> 안구 하나 구입하려면~1억 이랍니다.
눈 두개를 갈아 끼우려면~2억이 들고
신장 바꾸는데는 ~3천만원,
심장 바꾸는데는 ~5억원,
간~ 이식 하는 데는~7천만원,
>>> 팔다리가 없어 의수와 의족을 끼워 넣으려면
더 많은 돈이 든답니다.
>>> 지금 !
두 눈을 뜨고 두 다리로 건강하게 걸어다니는 사람은
몸에 약 51억이 넘는 재산을 지니고 다니는 것입니다.
>>> 도로 한 가운데를 질주하는 어떤 자동차 보다 비싸고
훌륭한 두 발로, 자가용을 가지고
세상을 활보하고 있다는 기쁨을 !!
우리는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 그리고 갑작스런 사고로 앰블런스에 실려 갈 때
산소 호흡기를 쓰면 한 시간에 36만원을 내야하며
>>> 눈~ 코~ 입~ 가지고 두 다리로 걸어 다니면서
공기를 공짜로 마시고 있다면
하루에 860만원을 버는 샘입니다.
>>> 우리들은 51억짜리 몸에 !!
하루에 860만원씩 공짜로 받을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요 ?
>>> 그런데 왜~???
우리는 늘 불행하다고 생각하는가 ???
그 이유는 욕심이 많아서 그렇겠지요.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기쁨이 없다고 합니다.
>>> 기쁨이 없다는 이야기는?
결국 행복하지 않다는 말이겠지요,
감사하는 사람만이 행복을 움켜쥘 수 있고,
감사하는 사람은 행복이라는 정상에
이미 올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세잎 클로버는 행복(幸福) !!!
네잎 클로버는 행운(幸運) ???
>>> 행복하면 되지,
행운을 바란다면 욕심이지요.
>>> 오늘부터
지금부터
숨 쉴 때 마다
감사 기도 드려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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