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다. 본디 어려서부터 혼자 잘 노는 아이였지만, 외로움을 탄다는 황혼이 되어서까지도 이렇게 잘 놀 줄은 몰랐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으로 내게는 놀 거리가 많다. 코로나 블루? 그딴 건 내 사전에 없다. 책하고 놀기, 글쓰기랑 놀기, 혼자 소리내어 하느님과 농담하는 재미, 개 인형(골드리틀리버 종이다. 개만큼 크고)과 사진 속의 고양이하고 놀기, 영화보며 놀기, 음악 들으며 놀기... 이밖에도 수많은 놀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 요즘은 단톡방엔 아예 들어가지도 않는다. 내 영혼과 가슴이 뛰지 않는 일엔 앞으로도 가급적 참여를 줄일 생각. 어젠 소설가 윤대녕의 글을 읽었는데, 도서관의 직원들과 사서들은 모두가 밀납인형 같았다는 말에 혼자 킥킥 웃었다. 내가 아는 한 전직 사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