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의 리얼리즘 신영복 교도소에 많은 것 중의 하나가 ‘욕설’입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우리는 실로 흐드러진 욕설의 잔치 속에 살고 있는 셈입니다. 저도 징역 초기에는 욕설을 듣는 방법이 너무 고지식하여 단어 하나하나의 뜻을 곧이곧대로 상상하다가 어처구니없는 궁상(窮狀)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기 일쑤였습니다만, 지금은 그 방면에서도 어느덧 이력이 나서 한 알의 당의정(糖衣錠)을 삼키듯 이순(耳順)의 경지에 이르렀다 하겠습니다. 욕설은 어떤 비상한 감정이 인내력의 한계를 넘어 밖으로 돌출하는, 이를테면 불만이나 스트레스의 가장 싸고 ‘후진’ 해소 방법이라 느껴집니다. 그러나 사과가 먼저 있고 사과라는 말이 나중에 생기듯이 욕설로 표현될만한 감정이나 대상이 먼저 있음이 사실입니다. 징역의 현장인 이 곳이 곧 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