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신곡’은 수많은 번역서가 있는데 허인(동서문화사) 완역본이나 박상진(서해클래식)의 축약본을 보면서 김운찬의 ‘신곡 읽기의 즐거움(살림)’을 읽으면 이해가 쉽다. ‘신곡’의 영어 번역자 도로시 세이어즈는 ‘신곡’을 읽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처음부터 끝까지 곧장 읽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인생의 중반기에 올바른 길을 벗어난 내가 눈을 떴을 때는 어두운 숲이었다. 그 가혹하고도 황량한, 준엄한 숲이 어떠했는지는 입에 담는 것조차 괴롭고 생각만 해도 몸서리친다. 그 괴로움이란 진정 죽을 것만 같은 것이었다.” 단테의 ‘신곡’은 이렇게 시작한다. 단테(1265~1321년)가 ‘지옥’ 편을 구상하기 시작했던 시기는 39살인 1304년 무렵이라고 한다. 그가 37살에 피렌체로부터 추방당해 2년째 유랑 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