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고물에 대하여

tlsdkssk 2020. 11. 14. 09:17

[人터view] 고물 시세 하락이 가져온 나비효과

 

주변에 흔히 보이는 고물 중엔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들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폐지, 고철 등이 그것인데요.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를 생각하면 당연히 재활용해야 하는데,

수출 감소와 시세 하락 등으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자원이 늘고 있습니다.

사람, 공간, 시선을 전하는 인터뷰에서 재활용 폐기물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고 이것이 가져올 나비효과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김미화 /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 재활용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제 폐지 줍는 할머니들이라든가, 소상, 중상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순환시스템의 정맥이 무너진다고 봅니다.]

고물상은 재활용 자원(고물)이 모이는 첫 번째 장소다.

이러한 고물상 소상이 중상에게 물건을 넘기고 그걸 납품상이 가져가 재활용 제품을 만드는 제철소, 제지소 등으로 넘기거나 해외로 수출한다.

그런데 전 세계 재활용 자원의 60% 이상을 수입하던 중국의 금수조치와 유가 하락, 싸고 질 좋은 재생품의 수입,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재활용 자원의 수출이 감소하고 가격도 예전 같지 않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항목당 시세가 상당히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시세가 떨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침 7시.

고물상의 하루가 시작된다.

이기자 할머니가 새벽부터 모아 온 폐지 무게는 64kg.

폐지를 내려놓고,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시 나선다.

[이기자 / 서울시 관악구 : 아까는 2,100원(64kg), 지금은 1,500원(47kg). (옛날에는 1kg에) 80원 그랬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30원도…. 지금은 길에 파지 줍는 사람이 없어요.]

쌓인 헌옷을 수거하러 온 중상(중간상인)도 시세가 낮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택용 / 헌옷 중상 : 적정한 가격에 싣고 가서 가방·신발하고 분류해 대상(납품상) 업체에서 외국으로 수출을 해요. 코로나 때문에 수출이 안 돼서 가격이 많이 내려갔어요. 그래서 중상업체가 망해 문 닫은 데가 많아요.]

가격경쟁력과 편리성은 뛰어나나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온 플라스틱은 고물상에서 취급하지 않고 보관만 해주는 형편이다.

[박기천 / 고물상 대표 : PET는 내가 예전에 250원 받다 지금은 역으로 내가 50원을 줘야 그 사람들이 저것을 치워줘요. 그러니까 자원을 갖다가 다 땅속에다 묻어버리는 거예요.]

민간업체가 처리하는 재활용 자원은 전체의 80% 이상이다.

이 가운데 납품상만이 재활용 제품을 만드는 공장에 최종 납품하는 권한을 갖고 있어 영세한 소상과 중상들은 유통과정에서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시세하락과 수출감소로 문을 닫는 업체도 늘고 있다.

이는 재활용 자원과 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쌓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쓰레기 대란이 올 수 있다는 말이다.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생각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순환경제.

성장우선주의로 자원을 소진만 하는 선형경제의 반대 개념이다.

우리나라도 2018년 만들어진 자원순환기본법에 의해 순환경제가 의무화되고 있다.

그런데 이 구조의 중요한 축인 소상, 중상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역할이 지속되지 못하면 순환경제도 지속가능할 수 없다.

국회는 지난달 재활용 자원 가격 안정화를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김미화 /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 (이 법안이) 긍정적인 효과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화 대책이 만들어진다면 이 가격을 얼마나 정부가 제대로 안정화시켜 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거고요. 그래서 이러한 산업들이 무너지지 않게끔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재활용되지 못하는 폐기물이 급격히 늘고 있다.

시세에 따른 산업적이고 정책적인 이유가 하나라면 다른 하나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조금 손보면 재사용이 가능한 물건임에도 고물상으로 가거나 폐기되는 경우가 많은 현실.

[박기천 / 고물상 대표 : 미국에서 온 젊은 친구가 (길거리를) 이틀에서 3일만 다니면 이부자리서부터 밥그릇, 숟가락, 침대, 가전제품을 싹 들여놓을 수 있다는 거예요. 그 소리를 들었을 때 너무 부끄럽더라고요. 고물상이라는 곳이 일반인들이 봤을 때 고물만 들어오는지 알아요. 그런데 여기 쓸만한 게 상당히 많이 들어옵니다. (재사용 가능한 물건을) 주민들이 이걸 쳐다보지 않고, 가지고 가지 않을 때 저는 불가피하게 폐기처리를 해야 한다는 얘기죠. 낭비가 상당히 심해요.]

[김미화 /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 우리나라가 언젠가부터 물건의 사용주기가 점점 짧아집니다. 짧아지다 보니까 폐기물량이 늘어나는 이런 문제가 같이 가는데, 이제는 물건을 오래 쓰고 폐기물로 되지 않는 제품을 구매하는 슬기로운 행동들이 필요합니다.]

[손님 : 언니 이거 어때? 진열장.]

[손님 : 우와 아저씨 이거 얼마예요?]

[고물상 대표 : 내가 그거를 누가 쓰레기장에 버렸길래 실어 왔는데 아깝더라고.]

[손님 : 그러면 3만 원 드릴게.]

[원유순 / 서울시 관악구 : 저것 굉장히 비싼 거예요. 다른 데서는 10만 원 정도 가요. 그래서 제가 딱 보고 고른 거죠. 와보니까 또 더 좋은 물건이 있어서 득템했네요. (고물상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보.물.창.고.]

고물과 보물은 자음 하나 차이일 뿐이다.

버트너/ 박재상[pjs0219@ytn.co.kr], 연진영[yjy1769@ytn.co.kr], 신정인, 홍성욱

도움/ 박기천 오복식자원 대표,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대표, 전국고물상연합회, 한국환경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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