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7260

얽힌 명주실 풀듯

닷새나 넘게 왼쪽 귀가 먹먹해 이비인후과엘 다녀왔다. 양쪽 귀를 진찰하고, 청력검사까지 했지만 별 이상이 없다. 그렇다면 원고 스트레스 때문일까. 아마도, 아마도.... 처음 귀가 먹먹했던 그 전날 나는 글이 안 풀려 몸부림이라도 칠 것 처럼 스트레스가 고조되었다. 뭐랄까 얽힌 명주실 타래를 푸는 듯한 기분이었다. 가느다란 명주실을 다뤄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잘 엉키고 얼마나 잘 안풀리는지. 여길 풀어 놓으면 저기가 엉키고 저길 풀어 놓으면 또 여기가 엉킨다. 올이 가는 명주실로 바느질을 하다가 몇 땀 꿰매지도 못하고 실이 꼬이고 엉켜 가위로 실을 자라거나 바느질 감을 내팽겨친 경험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대재앙 시계

대재앙 시계 70년 빨라졌다, 기온 3도 오르면 생길 끔찍한 일 정은혜 입력 2021. 08. 01. 05:01 수정 2021. 08. 01. 06:45 댓글 138개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알지RG] 인류 목표 2100년까지 1.5도↓ 상승 과학자들 "1.5도까지 9년 남아" "이미 시베리아 동토층서 메탄 누출도" ■ 「 ※ '알지RG'는 '알차고 지혜롭게 담아낸 진짜 국제뉴스(Real Global news)'라는 의미를 담은 중앙일보 국제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 지난해 9월 미국 서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의 연기로 캘리포니아 금문교 일대가 붉게 물들었다. 기록적인 폭염과 강한 바람 속에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등 3개 주를 비롯한 서부 전역에서 수십..

살며 사랑하며 2021.08.01

어머니의 불

53년 엄마의 일기 '어머니의 불'이 지금 인쇄중이다. 지난 해 2월부터 1년 여 작업한 이 원고를 탈고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코로나 덕이었다. 손녀가 생기고부터 내가 언제 지난 해와 같은 느긋한 시간을 가져본 적이 있었던가. 항공사 승무원인 며느리의 직업으로 내 집과 아들네를 오가느라 나는 아무 것도 계획할 수 없는 일상을 보내야 했다. 누구와의 약속도 원하는 날을 미리 정해 잡을 수 없었고 재충전을 위해 뭔가를 배우고 싶어도 불가능했다. 승무원 일이란 매달 근무 일정이 바뀌고 근무 일자를 미리 알 수도 없는 데다가 이따금 근무에 변동이 생기는 바람에 서울을 벗어나 마음 놓고 여행하기도 어려웠다. 비대면이 권장되었던 지난 1년간 집콕하며 53년간 쓰신 친정 엄마의 일기를 읽었다. 읽는 동안 나는 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