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고전 명시(1)

tlsdkssk 2009. 3. 6. 22:40

古典 名 詩 (一)

‘知命’ 초입에 구매한 ‘옛 詩情을 더듬어’를 ‘耳順’ 중반이 된 지금에야 완독했다. 그 15년 동안 나름대로 바쁘게 살아왔기에, 이제는 책 읽는 즐거움을 누리며 살리라.

하여, 총 234편…신라 고려, 조선 전기, 조선 중기, 조선 후기, 여류의 총5장을 두 번씩, 서너 번씩 읽고 16편을 엄선하였다.(一)5편, (二)5편, (三)6편

1. 가을 밤 빗소리를 들으며

최치원 (신라 말의 학자 우리 한문학의 비조. 12세에 당나라에 가서 18세의 약관으로 그 곳 과거에 급제, 중국 문단에 문명을 떨쳤다. 28세에 귀국, 그 동안 품어오던 크나큰 포부를 펴보려고 관계에 투신하였으나, 때는 이미 鷄林黃葉의 국운이라, 난세를 비관 벼슬을 버리고, 각지를 유랑하다 가야산에 은둔하고 말았으니, 이 시는 그 실의에 찬 당시의 정황인 듯하다.

 

가을바람도

씁쓸히 읊조리나니

세상길에 참 벗 없음이여!

 

창밖엔

삼경의 비

등잔 앞엔

만리의 마음-.(등잔 앞 마음은 만리를 흐르네-.

秋風唯苦吟 世路少知音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秋夜雨中>

 

2. 촛불 삼아 달 밝혀 놓고

최 충 (고려 초기의 학자. 문신)

촛불 삼아 한 마당

달 밝혀 놓고

찾아드는 청산들

둘러앉으면

솔바람 싱그러운

거문고 가락

소중히 즐길 뿐

전할 순 없네.

滿庭月色無烟燭 人坐光不速賓

更有松絃彈譜外 只甚珍重未傳人

<絶句>

3. 소 타고 가는 늙은이

곽 여 (고려 문인)

태평스런 얼굴

아무렇게나 소를 타고,

안개비에 반만 젖어

밭둑길을 지나간다.

알겠네. 그 사는 집

물 가까이 있으렷다.

그를 좆아 지는 해도

시내를 곁따라가네.

太平容貌恣騎友 半濕殘扉過壟頭

知有水邊家近在 從他落日傍溪流

 

4. 감로사에서

김부식 (고려 학자. 문신, 삼국사기 저자.)

속세 사람들

오지 않는 곳

올라 바라보니

정신이 맑다.

 

산은 가을되어

더 아름답고

강 빛은 밤에도

외려 밝은데,

흰 물새들 높이

다 날아가곤

외로 가는 돛배야

홀가분하이!

 

부끄럽다, 달팽이 뿔

좁은 세상에

공명 찾아 헤맨

지난 한 평생 -.

俗客不到處 登臨意思淸

山形秋更好 江色夜猶明

白鳥高飛盡 孤帆獨去輕

自慙蝸角上 半世覓功名

 

5. 인간의 한 생애란

최 유 정 (고려 문신, 학자)

인간의 한 생애란

그물그물 바람 앞 촛불인 것을

 

부귀를 탐하여 살아생전

어느 뉘 족한 줄을 알더뇨?

 

신선되기야 애당초 기약이 없고

세상 길 엎뒤치락 변덕뿐이니

어쩌랴 잔 들고 노래 부르며

멀거니 집마루나 바라보나니--

人間百世間 勿勿如風燭

且問富貴心 唯肯死前足

仙夫不可期 世道多飜覆

踰傾北海酒 浩歌仰看屋

 

 

 

'사랑방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전 명시 (四)  (0) 2009.04.15
古典名詩(三)  (0) 2009.03.14
고전 명시 (2)  (0) 2009.03.04
[스크랩] 사랑은 가슴이 아니라 머리에서 나온다  (0) 2009.03.01
어떤 가보  (0) 2009.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