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고전 명시 (四)

tlsdkssk 2009. 4. 15. 00:15

古 典 名 詩 (四)

1. 인간의 한 생애란

최유청 고려의 문신

인간의 한 생애란

그물그물 바람 앞 촛불인 것을

부귀를 탐하여 살아생전

어느 뉘 족한 줄을 알더뇨?

신선 되기야 애당초 기약이 없고

세상 길 엎뒤치락 변덕뿐이니

어쩌랴 잔 들고 노래 부르며

멀거니 집 마루나 바라보나니-

人生百世間 勿勿如風燭

且問富貴心 수(누구)肯死前足

仙夫不可期 世道多飜覆

요傾北海酒 浩歌仰看屋

 

2. 봄 비

정몽주 고려말 충신

봄비 소록소록 기척 없이 내리더니,

한밤중 처정처정 낙수소리 들려온다.

눈 녹아 시냇물 붇고 새싹 꽤나 돋으리-.

春雨細不滴 夜中微有聲

雪盡南溪漲 草芽多少生

3. 가을 한낮

서거정 조선 초기 (1420~1488)문신 학자

대숲 길에 이어진 초가 한 채

가을날의 고운 맑은 햇살

 

과일 익어 가지 척척 무겁고

듬성듬성 썰렁한 끝물 참외밭

 

낮 놀이 하는 꿀벌들 잉잉거리고

한가로운 오리 깃을 맞대고 존다.

 

흐뭇하여라. 심신의 고요함이여

느직이 쉬자던 소원 이뤄졌고녀!

茅齊連竹逕 秋日艶晴暉

果熟擎枝重 瓜寒着蔓稀

遊蜂飛不定 閒鴨睡相依

頗識身心靜 棲遲願不違

<秋日>

** 긴 세월 줄곧 관직에 몸을 담아오면서도, 자연에의 한 가닥 그리움은 어찌하지 못하다가, 이제야 이 시골집에서 느직한 평안을 얻었으니, 평소의 소원이 이루어진 셈이라, 흐뭇한 마음 그지없다.

 

4. 봄날의 애상 <償春>

성 현 조선 전기 학자 명신

복사꽃 오얏꽃

울긋불긋 일시에 피니

만호 성안이 취연(炊煙:밥 짓는 연기)에 잠긴 듯

가난한 줄 몰라라!

 

우습다. 내 몫으론 없는

봄빛을 누리다니

골고루 나눠 주어진

젊은이의 봄빛인 것을-

緋桃縞李一時新 萬室涵烟不覺貧

可笑春光非我有 等閒分屬少年人

5. 눈보라 치는 밤에

이 우 (李 偶) 조선 전기 문신 退溪의 숙부.

빈창에 눈보라 치고

촛불 그물거리는 밤,

달빛에 걸러진 솔 그림자

지붕머리에 어른댄다.

 

밤 깊어 알괘라! **알괘: 알만한 일

산바람 지나가는 줄.

담 너머 서걱거리는

으스스 댓잎 소리…

雪벽窓虛燭滅明 月篩松影動西榮

夜浸知得山風過 墻外蕭騷竹有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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