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넘이 어렸을 적 자주 썼던 말중의 하나가,
"아띠, 아띠!"였다.
맘마맘마... 하다가 '엄마' 소리를 하고,
빠빠빠빠, 하다가 '아빠' 소리를 내더니,
머리통이 좀 큰 담엔 제법 자기 의사를 표현하려
무던히 애를 썼다.
녀석은 뭔가 불만이 있거나,
거부의 의사를 밝힐 때, '싫어'나 '안돼' 대신
'아띠'란 말을 애용하였다.
'아띠'란 순 우리말로 '사랑'이란 뜻이란다.
뭘 알고 했을까만,
암튼 고 뇨석, 참 이쁜 말로 화를 냈던 것 같다.
오늘 아침엔, 다 늙은 내가 옹알이를 하고 있다.
아띠, 그린비, 씨밀레, 나릿물, 단미.....
이제는 사라져버린,
사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순 우리말 연습이다.
싸구려 향수처럼 너무 흔해터진 '사랑'보다,
'아띠'란 말은 앙증맞고 신선하며,
지구 아닌 다른 혹성에서 쓰이는 외계어나
은어처럼 들리기도 하여 자꾸 뇌이게 된다.
아띠, 아띠, 아띠......
언젠가 손녀가 태어난다면
애칭을 <아띠>라 부르고 싶다.
"아띠, 이리 온."
"아띠야, 맘마 먹자."
"어이구, 우리 아띠, 이쁘기도 하지."
"아띠!, 그건 아띠(안돼)
그러면 그 아이는 커서,
'단미'가 되리라.
** **
그리고, 나는 '아띠 할머니'가 된다.
이른바, '사랑 할머니' 말이당. ^ )^
것두 괜찮은 일 아니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