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옹알이를 하다

tlsdkssk 2005. 9. 3. 10:20

아들넘이  어렸을 적  자주 썼던 말중의 하나가,

"아띠, 아띠!"였다.

맘마맘마... 하다가 '엄마' 소리를 하고,

빠빠빠빠, 하다가 '아빠' 소리를 내더니,

머리통이 좀 큰 담엔 제법 자기 의사를 표현하려 

무던히 애를 썼다.

녀석은 뭔가 불만이 있거나,

거부의 의사를 밝힐 때, '싫어'나 '안돼' 대신

'아띠'란 말을 애용하였다.

'아띠'란 순 우리말로 '사랑'이란 뜻이란다.

뭘 알고 했을까만,

암튼 고 뇨석, 참 이쁜 말로 화를 냈던 것 같다.

 

오늘 아침엔, 다 늙은 내가 옹알이를 하고 있다.

아띠, 그린비, 씨밀레, 나릿물, 단미..... 

이제는 사라져버린,

사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순 우리말 연습이다. 

싸구려 향수처럼 너무 흔해터진 '사랑'보다,

'아띠'란 말은 앙증맞고 신선하며,

지구 아닌 다른 혹성에서 쓰이는 외계어나

은어처럼 들리기도 하여 자꾸 뇌이게 된다.

 

아띠, 아띠, 아띠......

언젠가 손녀가 태어난다면

애칭을 <아띠>라 부르고 싶다.

"아띠, 이리 온."

"아띠야, 맘마 먹자."

"어이구, 우리 아띠, 이쁘기도 하지."

"아띠!, 그건 아띠(안돼)

그러면 그 아이는 커서,

'단미'가 되리라. 

                      **             **

그리고, 나는 '아띠 할머니'가 된다.

이른바, '사랑 할머니' 말이당. ^ )^

것두 괜찮은 일 아니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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