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울게 하소서

tlsdkssk 2005. 9. 6. 07:09

웃음이 좋다하여 웃을 것을 권한다.

웃음은 만병통치라느니, 웃으면 복이 온다느니...

하물며는 웃음 명상에, 웃음 클럽까지 있다고 하지 않는가.

아무리  웃음이 좋다해도 울음을 푸대접해서는 안될 일.

우는 명상에 우는 클럽을 만드는 것도 괜찮을 성 싶다.

 

어제는 진종일 눈물을 달고 다녔다.

아침 산책을 할 때도 눈물이 줄줄 흘러,

썬캡을 푹 내려쓰고 땀닦는 척 눈물을 훔쳤다. 

 

내게 적당한 알바를 소개하겠다는 교우가 있어,

'Group Home' 지도 수녀님을 만나 면담하고(와우! 합격했다),

근방에 있는 살레시오회관 성체조배실로 끌려(?)갔다.

특별히 마련된 장소에서

성체조배를 해 본게 몇년 만인가?

나는 속으로 가만히 속삭였다.

"주님, 저 왔어요."

그러고 나니 눈물이 맥없이 흐른다.

 

한데 손수건을 깜빡 잊고 왔다.

눈치를 챈 교우가 휴지를 건네주고 자리를 피한다.

그녀는 나만의 크라잉 룸을 마련해준 것이다.

그녀는 내 눈물의 양을 짐작했는지, 얼마 후 다시

휴지 뭉치를 쥐어준다.

그러자 이번엔 '으흑~' 하고 소리까지 나온다.

그녀는 다시 자리를 피해주었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옛말이 있는데,

아무래도 내 울음이 하늘에 닿았는가 보다.

어제,  내 숨통을 죄어오던 두가지 문제가

희안하게도 해결되었다.

(벗들은 그게 뭔 일인가 궁굼해 하실지 모르지만,

그대의 상상력에 맡기겠다.) 

어제 새벽에 보았던 두마리 별똥새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울음이 나를 구제한 걸까. 

누군가 날 위해 기도한 덕분일까.

 

오늘은 쾌청. 절대 울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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