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아침 노을이 고우면

tlsdkssk 2005. 8. 24. 18:06

저녁 노을이 고우면  날이 맑고,

아침 노을이 고우면 비가 온다는 옛말이 있다.

저녁 산책을 나가려 하니 창문으로 빗방울이 떨어진다.

어째 아침 노을이 그지 없이 곱더라니,

엣말 하나 그른 것 없다.

 

오늘 아침엔, 동창에 비친 붉으레한 빛에

불이 났는 줄 알고 깜짝 놀라 일어났다.

요 며칠 잠이 잘 와, 늦잠을 자던 참인데. 

창이 온통 주황으로 물 들어 있지 않은가.

얼른 일어나 베란다로 나가보니,

하늘이  주황빛 장관이다.

드문드문 드리운 양떼 구름도 온통 주황을 머금어,

주황빛 양들이 떼지어 노니는 듯 했다.

하지만 노을은 길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과 함께 불꽃이 사위듯 노을빛도

잿빛으로 흐려졌다. 

 

저녁 산보 대신

허브티 한잔 타 들고 베란다로 나가야겠다.

저 빗방울 바라보며 여름의 잔해나 씻어 볼까.

빗방울은 저무는 여름의 눈물이렸다.

그래, 모든 건 다 때가 있고,

결국 사라지기 마련이구나.

 

잘 가거라, 2005년 여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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