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tlsdkssk 2016. 8. 29. 15:11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측백나무를 타고 피었습니다.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강아지풀을 타고 피었습니다.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쑥을 타고 피었습니다.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풀 밭 위에  피었습니다.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돌무더기 위에 피었습니다.

나팔꽃은 높은 나무에도 피고

작은 풀줄기에도 피고

풀밭 위에도 피고

돌무더기에도 피어납니다..

칡넝쿨처럼 거세고 질기지 않아

풀들은 자기 영토를 나팔꽃에게 순하게 내어줍니다.

풀 밭에서 하늘처럼 파란 나팔꽃이 촘촘이 웃고 있습니다.

키가 멀쑥한 쑥줄기에도 진분홍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쑥은 이제껏 이리 고운 꽃을 피워본 적이 없다며 좋아합니다

어른 키보다 더 큰 측백나무에도 나팔꽃이 만발합니다

보라, 파랑, 진분홍이 함께 피었습니다.

측백나무는 크리스마스 트리같은 제 모습에 흐믓합니다 

돌무더기가 나팔꽃을 보며

돌에도 꽃이 피었다고 좋아라 합니다

나팔꽃은 더 많은 꽃을 피우기 위해

줄기를 이리저리 뻗어봅니다. 

 

*

오늘 아침 중랑천을 거닐며 나팔꽃을 넘치도록 보았다.

  

'내 마음 한자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이다  (0) 2016.09.20
만물의 영장의 회의  (0) 2016.08.30
나무의 정 그리고 풀  (0) 2016.08.27
미친 날씨와 밥 먹은 흙  (0) 2016.08.22
덥다, 정말 덥다  (0) 201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