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것보다 한장의 그림을 그릴 때가 더 즐거워지는 시간이 있다.
혼자 무료하여 뭔가 일을 저지르고 싶을 때, 그러나 너무 힘든 것은 부담이 될 때
스케치 북 꺼내놓고 아주 부담없이 쓱쓱 내 마음을 그려나가는 거다.
애초 뭘 그리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냥 내 손이 놀려지는대로 그려나가는 거다.
하지만 거기엔 내 무의식이 나도 모르게 작용하여 그리다 보면 뭔가 형상을 띄우게 된다.
그 형상이 어렴풋 잡히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나는 목표를 정하고 그려나간다.
그림 공부를 한 적이 없는 내가 뭘 알겠느냐만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때까지 내가 늘 최고점을 받은 것은 미술 과목이었으니
그게 기초라면 기초다.
문우 아들이 쓰다만 스케치북과 매직펜과 색연필이 내 것이 된 후론 부쩍 그림 장난하는 시간이 잦아졌다.
물감이 한정적이라 나는 내게 주어진 재료로만 그린다. 매직팬, 색연필 크레파스.
비록 낙서처럼 끼적이는 그림일지언정 정물처럼 굳어 있는 건 그리기 싫어 뭔가 움직임이 느껴지는 그림을 그린다.
어제 오랜만에 중랑천을 걸었더니 풀들이 아주 촘촘이 창끝처럼 뾰족뾰족한 형상으로 땅을 덮고 있었다.
그래선가 나도 모르게 풀을 형상화 한 그림을 그리고 말았다.
나무의 정
그리고 풀
'내 마음 한자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물의 영장의 회의 (0) | 2016.08.30 |
---|---|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0) | 2016.08.29 |
미친 날씨와 밥 먹은 흙 (0) | 2016.08.22 |
덥다, 정말 덥다 (0) | 2016.08.02 |
별을 보여드립니다 (0) | 2016.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