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
그야말로 열탕지옥이 따로 없다.
본디 땀이 많은 나는 여름 나기가 남보다 곱절은 힘들다.
흐르는 땀이 눈 속으로 들어가 눈은 늘 근질근질하다.
에어컨을 틀면 이내 몸이 추워지고,
선풍기를 틀면 날리는 머리카락으로 얼굴이 또 근질거린다.
그때마다 떠올리는 건 쪽방촌의 어르신들이다.
창문도 없는 손바닥만한 방안에서 진종일 선풍기 한대로 견딘다는 노인들.
선풍기는 진종일 열을 받아 온풍기가 돼 있을 것이다.
그분들을 떠올리며 ,어쩌나 어쩌나, 걱정하다보면 이 끔찍한 더위가
조금은 견딜만 해진다.
남의 불행을 가져다 내 위로를 삼아야 하는 게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더울 때마다 그들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이 여름을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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